• [사설] 내각·靑 개편, 새해 국정 바로 세우는 전기 삼아야

집권 후반기를 맞은 문재인 대통령이 내각과 청와대 개편으로 새해 벽두를 맞았다. 자신의 ‘1호 공약’인 초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에 판사 출신 김진욱 헌법재판소 선임연구관을 지명하고 추미애 법무부 장관 후임으로 판사 출신인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내정하는 등 소폭 개각을 단행했다. 서울시장 출마가 유력한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등의 자리를 메울 후속 개각도 이어진다. 여기에 사의를 표명한 청와대 노영민 비서실장과 김상조 정책실장, 김종호 민정수석을 대체할 인사도 곧 실시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집권 후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현 정부 최대 국정과제인 검찰 개혁은 ‘윤석열 찍어내기’로 좌표가 엉뚱하게 설정되면서 길을 잃었다. 윤 검찰총장에 대한 ‘원님 재판’식 징계는 결국 법원에서 제동이 걸려 문 대통령도 깊은 내상을 입었다. 소득주도성장, 부동산대책 등 주요 정책은 선한 의도와는 달리 취약계층의 일자리를 빼앗고 서민들의 주거불안을 가중시키는 역효과를 낳았다. 한껏 자랑하던 K-방역도 ‘3차 대유행’에 직면하면서 빛을 잃었다. 180석 거여(巨與)의 입법 독주는 ‘민주적 독재’라는 비판을 불러 일으켰다.

문재인 정부에 대한 민심 이반은 수치로도 확인된다. 지난해 말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문 대통령 국정 지지율은 36.7%였다. 부정 평가는 59.7%로 현 정부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통상 레임덕의 기준점이 되는 지지율 35% 붕괴가 눈앞이다. 내각 개편과 청와대 참모진 교체를 통한 국정 쇄신이 절박한 이유다.

문 대통령의 강성 지지자들과 일부 여당 인사는 아직도 윤 총장 탄핵을 주장하고 검찰과 법원에 대한 분풀이에 집착하고 있다. 새해 출범하는 공수처의 정치적 독립성과 중립성에 우려의 시선이 많은 것도 이런 독선과 오만 탓이다. 문 대통령이 이런 움직임과 거리를 두며 법원 판결에 대국민 사과를 한 것은 소모적 대립에서 벗어나 민생에 중점을 두는 국정 기조 변화의 의지로 보여 다행스럽다.

내각과 청와대 개편이 국면전환용이 아닌 국정 일신의 계기가 되려면 합리적·객관적 시각을 지니고 능력이 검증된 전문가들을 중용해야 한다. 특히 지금까지의 정책 실패가 대통령 주변에 이념형 인사들이 다수 포진하면서 빚어졌다는 비판을 겸허히 수용하고 중도적·통합적·실용적 인사를 발굴하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 정권 초반이야 개혁적 정책 과제를 힘있게 밀어붙일 코드형 인사 중용이 불가피하다하더라도 집권 후반기엔 정책에 디테일을 입혀 안정적 성과를 낼 실무형 인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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