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설] 인구감소는 경제재앙 아닌 국가소멸 차원 대책 필요

결국 올 것이 왔다. 우리나라 인구가 지난해 처음으로 자연 감소한 것이다. 신년 벽두부터 우울하기 그지없는 뉴스다.

행정안전부는 2020년 말 기준 우리나라 주민등록인구가 5182만9023명으로, 전년 대비 2만838명 줄었다고 발표했다. 0.04%에 불과한 감소율이지만 그 의미는 엄청나다. 지난해 신생아는 27만여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면 사망자 수는 30만명을 넘었다. 인구의 ‘데드크로스’가 일어난 것이다. 원래 2029년으로 예측했던 일이 9년이나 앞당겨 나타났다.

일시적 현상도 아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당분간 인구 증가는 불가능하다. 근본 원인인 저출산 고령화는 여전하다. 안 그래도 줄기만 하는 결혼과 출산은 더 힘들게 뻔하고 해외 유입인구를 기대하기도 어렵다.

인구 전망은 암담함 그 자체다. 전쟁 없이 나타나는 인구 데드크로스는 재앙이다. 국가 운영에 만병의 근원이 되기 때문이다. 지금의 추세가 지속되면 2040년 이후에는 인구가 연간 40만명씩 감소한다. 게다가 40대 이하 인구는 급속히 줄어든 반면 60대 이상이 전체 인구의 4분의 1로 증가했다.

인구 감소는 노동력 부족과 소비 감소를 불러온다. 그로 인한 기업의 생산 위축과 국가재정 악화는 당연한 수순이다. 나라경제가 기력을 잃어간다는 얘기다. 국가의 미래에 이보다 더한 재앙은 없다.

몰랐던 일도 아니다. 정부가 인구 감소에 대응해야 한다며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을 만든 게 지난 2005년이다. 인구정책 태스크포스(TF)도 한두 번이 아니다. 그때부터 이 부분에 쏟아부은 예산만 200조원이 넘는다. 그런 천문학적 예산을 쓰고도 인구 감소 시기가 10년 가까이 앞당겨졌다. 헛돈도 그런 헛돈이 없다. 이유는 간단하다. 영아수당, 육아휴직 급여 등 단기 땜질 처방에 급급했기 때문이다.

결국 정부는 “2020년을 기점으로 각 분야의 정책 방향을 새롭게 설정해야 한다”고 자인했다. 하지만 현실 인식이 곧 대응책 마련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역대 정부가 다 그랬다. 인기 없는 정책이 불가피하지만 선거와 집권에만 눈이 멀어 다음 정부로 넘기기 일쑤다. 이번 정부 역시 2년이나 논의하고도 ‘더 내고 덜 받는’ 국민연금 개혁은 결론을 내지 않았다. 복지제도 역시 마찬가지다.

데드크로스까지 나타난 마당에 인구 감소를 더 이상 말뿐인 위기로 넘겨서는 안 될 상황이다. 경제재앙을 넘어서는 국가 소멸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 경제활력만이 유일한 처방전이다. 기업 하기 좋은 세상이어야 가능한 일이다. 기승전 규제개혁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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