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째깍째깍’ 세금 폭탄…다주택자 출구전략 골머리 [부동산360]
매도보다는 증여에 무게
‘집값 더 오른다’ 기대에 버티기도
저가 아파트 ‘틈새투자’도 기승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의 폭탄급 인상을 앞두고 다주택자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 불어난 종부세를 이미 경험한 다주택자들은 오는 6월 세율 인상을 앞두고 처분으로 가닥을 잡고 매도냐 증여냐의 길에서 계산기를 두드리는 모양새다.

집값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으로 버티기에 들어가겠다는 이들도 적지 않다. 당장 세 부담이 크지만 내년 대선을 전후로 정책이 바뀔 가능성이 있는 만큼 일단 한 해만 버텨 보자는 심리로 풀이된다.

일각에선 규제의 사각지대를 찾아 ‘틈새투자’에 나서는 다주택 투자자의 움직임도 포착된다.

매도보다는 증여…일부 “버티겠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6월부터 종부세 최고세율은 3.2%에서 6%로 두 배 가까이 인상된다. 양도세율도 2주택자는 최고 71.5%, 3주택자는 82.5%(지방세 포함)까지 오른다. 정부가 지난해 공시지가를 대폭 인상한 데다 공정시장가액비율까지 높여 다주택자의 세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정부는 세 부담을 느낀 다주택자가 시장에 매물을 내놓기를 기대하고 있다. 일단 다주택자가 부담을 느끼게 만드는 데에는 성공한 분위기다. ‘파느냐 마느냐’를 두고 부동산 세금 상담이 큰 폭으로 늘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정부의 바람대로 다수의 다주택자가 처분으로 마음을 굳히고 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값이 덜 오르거나 덜 나가는 주택을 버리고 이른바 ‘똘똘한 한 채’를 남기는 것이다. 임대사업 등도 막혀 1주택자가 되는 것 이외엔 ‘세금 폭탄’을 피할 길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양도세 비과세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일시적 2주택자는 처분에 적극 나서고 있다.

다만 전반적으로 매도보다 증여에 무게를 두는 추세다. 양도세 부담도 적지 않은 데다 집값 상승세가 꺾이지 않으면서 지금 팔면 다시는 사지 못한다는 생각에 자녀에게 물려주려는 것이다.

실제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전국의 주택 증여건수는 13만4642건으로 2006년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래 가장 많았다. 종전 연간 최고치(2018년 11만1864건)를 훌쩍 넘어선 수치다. 집값이 앞으로 더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증여를 택한 이가 많은 것으로 풀이된다.

신방수 세무사는 “무주택 자녀에게 증여하는 경우 취득세 부담이 줄고 양도세도 없어 유리하다고 보는 경향이 크다”며 “주택시장 수급 측면에선 매물이 증여로 숨어버리는 것”이라고 했다.

자산가들 사이에선 보유심리도 뚜렷하다. 상승장에 진입한 만큼 첫해는 버텨보고 추후 결정하겠다는 판단이다. 주택임대사업자로 등록해뒀거나 주택을 가족원이 분산해 보유하고 있는 경우엔 세 부담이 크지 않은 경우도 있다. 다만 일부 다주택자가 세 부담을 세입자에 전가하는 등의 ‘편법’을 찾고 있어 부작용이 우려되는 지점이다.

규제 사각지대 찾아 ‘틈새투자’ 나서기도
경기도 파주시 접경지역에서 바라본 일산 신도시. 아파트들이 줄지어 서 있는 모습. [연합]

이런 가운데 정부가 취득세율 중과의 예외로 규정한 공시가격 1억원 이하 아파트를 중심으로 거래가 늘고 가격이 오르는 등 투자수요가 유입되고 있다.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일산동 에이스9차 전용 59㎡는 지난달 1억7000만원에 매매 거래됐다. 7·10 대책 직전 매맷값 1억5000만원에서 2000만원 올랐다. 최근 거래의 다수는 갭투자라고 현지 중개업계는 귀띔했다. 실제 지난달 1억6500만원 집주인이 바뀐 같은 평형 아파트는 닷새 뒤 1억5000만원에 전세 계약이 체결됐다. 가격차가 1500만원에 불과했다. 이 아파트의 공시가격은 1억원이다.

이같은 투자흐름은 지방 시장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공시가격이 7000만~8000만원 선인 경남 창원 성산구 반림동 반림럭키 49㎡의 매매가격은 지난해 6월 1억3000만원에서 최근 최고 2억1000만원까지 뛰었다. 대방동 대동아파트 49㎡ 역시 같은 기간 매맷값이 4000만원가량 올랐고 지난해 11~12월 두 달간 38건의 매매가 이뤄질 정도로 손바뀜이 잦았다.

상가와 같은 근린생활시설도 투자 리스트에 오르내린다. 최근 공실 증가 등으로 투자수익률이 높지 않지만 정부의 규제 레이더에선 벗어날 수 있어서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여파로 어려워졌지만 배후수요가 확실한 단지 상가 등은 괜찮은 투자처”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eh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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