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설] 3000 고지 오른 코스피, 실물경제와 동반이 과제

‘코스피 3000 시대’가 열렸다. 출범 38년 만이다. 종가 기준은 아니지만 6일 장중 터치한 코스피 3000은 그동안 꿈의 숫자였다. 최근 5년간 1800~2200대에 머무른 ‘박스피’로 옴짝달싹 못 했던 것을 고려하면 격세지감이다. 초저금리와 재정·통화 투입에 따른 막대한 유동성, 동학개미의 진격, 국내 기업의 실적 회복이라는 삼각편대가 새 역사를 썼다. 우리 경제가 코로나 사태의 역경을 딛고 반등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투영된 결과로 보여 반갑다.

코스피 3000의 주역은 새로운 게임체인저로 등장한 개인투자자, 이른바 ‘동학개미’다. 외국인과 기관이 쥐락펴락했던 증시 주도권을 가져왔다. 개인투자자들은 코로나 여파 속에 코스피가 1400대까지 떨어졌던 지난해 3월부터 이달 6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만 33조2133억원가량을 순매수하며 한국 증시의 방파제 역할을 했다. 외환위기와 금융위기를 경험하며 부동산과 주식의 ‘V자 반등’을 학습한 개인들은 기관투자자와 외국인투자자가 내던진 주식을 저점에서 쓸어담으며 주가 상승을 주도했다. 개인이 지난해 가장 많이 사들인 전기전자업종의 수익률은 44%에 이른다.

그러나 개인투자자가 홀로 주도하는 ‘외끌이 장세’와 단기 급등의 그늘도 잘 살펴야 한다. 상승장을 나만 놓치는 것 아니냐는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 증후군’에 빠진 개인들이 일으킨 ‘빚투’(신용거래 융자잔고)는 20조원에 육박한다. 집값이 치솟으며 부동산에도 ‘패닉바잉’ 자금이 몰리면서 현재 우리 가계부채는 GDP 대비 100%를 넘었다. 미국이 2008년 금융위기 시 기록한 98.6%도 넘어섰다. 증시 시가총액을 명목 국내총생산(GDP)으로 나눈 ‘버핏지수’가 123.4%까지 오르는 등 대부분의 지표가 과열 양상을 가리키고 있다는 점도 걱정스럽다.

실물경제는 냉골인데 자산시장에서 울리는 축포만 요란하다는 경고음도 새겨들어야 한다. 실물경제와 자산시장의 관계는 흔히 주인(실물)과 산책하는 강아지(자산)에 비유된다. 산책하다 보면 반려견이 주인보다 빨리 갈 때도 있고 때론 뒤처지기도 하는 것처럼, 주식시장은 실물경제보다 저평가받을 때가 있고 반대로 앞서가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지금은 자산시장이 과열돼 둘 사이 거리가 너무 멀어져 있다. 넘쳐나는 돈이 주식과 부동산에만 몰릴 뿐, 정작 필요한 곳에는 돈이 돌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정부는 자산시장의 거품이 일으킬 후폭풍에 만전을 기하는 한편, 시중 유동성이 생산적인 부문으로 흐를 수 있도록 물꼬를 트는 유효적 대책을 제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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