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설] 옳고 절실하지만 공허해보이는 목표 ‘포용·회복·도약’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신년사를 통해 ‘회복’과 ‘도약’ ‘포용’이라는 국가적 올해의 목표를 제시했다. 2021년은 일상을 되찾고 경제를 회복하며 격차를 줄이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렇게 만들자고, 그렇게 만들겠다고 했다. 옳고도 절실한 일이다. 얼마나 바라는 일인가.

하지만 공허하다. 올해도 역시 최선의 희망사항만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의 연설문은 늘 보고 싶은 것만 본다. 하고 싶은 말만 해왔다. 이번 신년메시지도 자화자찬으로 꾸민 장밋빛 전망이 대부분이다. 대중문화와 스포츠 인사까지 거론한 감성적인 접근 아이템만 더 늘어났다.

수출이 잘되는 시스템반도체, 미래차, 바이오헬스 등 3대 신산업의 성과에 정부가 역점 지원했다고 주장하는 건 그렇다고 치자. 고작 5조원의 지난해 벤처펀드 결성액을 놓고 ‘제2의 벤처 붐’이라고 하는 데엔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회상과 성찰이 없다는 점도 예년과 마찬가지다. 현실을 직시하지 못한다는 얘기는 그래서 나온다.

착한 임대료, 착한 선결제, 농산물 꾸러미 운동으로 상생의 길을 찾았다는 말뿐, 오락가락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로 인한 반발에대한 반성은 없다. 14년 만의 주가지수 3000 시대와 G20 국가 중 가장 높은 주가상승률 기록은 과열이지, 기업경쟁력 강화나 한국 증시의 저력이라고 보긴 어렵다.

전 국민 고용보험제도, 상병 수당 등의 고용안전망과 사회안전망의 강화를 자랑하지만 이로 인한 재정 그늘에 대한 대책이나 걱정은 없다.

현 상황 진단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정책의 한계는 불가피하다. 희망 수위에 비해 성과는 미약하기 십상이다. 들을 때의 감동은 비판으로 변질되기 일쑤다.

꼭 1년 전의 연설 내용만 살펴봐도 금방 드러난다. 대표적인 게 ‘부동산’이다. 2년 전 신년사에서 문 대통령은 “부동산 문제엔 자신 있다”고 했다. 지난해엔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을 벌여서라도 꼭 잡겠다”고 했다. 하지만 결과는 모두가 아는 그대로다. 오죽하면 대통령이 주거 문제의 어려움으로 낙심이 큰 국민께 매우 송구한 마음이라고 했겠는가.

대북 정책도 같은 맥락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8차 당대회에서 군사력 강화와 핵 전력 고도화를 천명한 게 불과 이틀 전이다. 그래도 우리는 여전히 북한에 대한 외사랑만 되뇐다.

발전과 진화는 양 날개로 퍼덕여야 얻어진다. 미래에 대한 희망은 한쪽 날개일 뿐이다. 다른 한쪽, 성찰을 통한 현실 직시가 이뤄지지 않고서는 솟아오르지 못한다. 객관적· 중립적 사고 없이 포용이 어찌 이뤄질 수 있겠는가.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