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설] 한류팬 1억명 돌파, 지원하되 간섭 않는 정책 필요

지난해 글로벌 한류팬이 사상 처음으로 1억명을 넘어섰다. 방탄소년단(BTS)과 영화 ‘기생충’이 견인한 한류 열풍이 사상 초유의 성과를 낸 것이다. 코로나19로 우울하기만 한 상황에서 나온 청량감 최고의 소식이다.

한국국제교류재단과 외교부가 14일 발표한 ‘2020 한류 현황’을 보면 지난해 전 세계 한류동호회 수는 1835개, 동호회원 수는 1억477만7808명(9월 기준 545만명 증가)으로 집계됐다. 등록된 명단만 집계한 수치니 실제 규모는 더 크다. 실질적인 한류팬덤 1억명 시대는 이미 그 이전에 시작된 셈이다.

아이러니하게도 한류 확산의 배경은 코로나19다. 전례 없는 팬데믹으로 거의 대부분의 문화활동이 온라인으로 전환했다. 외국인의 접근 가능성은 더 커졌다. 커버댄스, 리액션 비디오 등 소비 코드도 다양해졌다. 이 같은 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다.

물론 그늘도 있다. 미국은 물론 유럽, 중동과 아프리카까지 전 세계적인 증가에도 한류의 전진기지인 아시아 지역에선 동호회원 수가 1000만명 이상 감소했다. 2012년 조사 이래 처음이다. 중국 일본의 혐한류처럼 다분히 정치·외교적 원인이지만 대비책을 고민해야 할 때다. 팬덤 증가로 한류 파급력은 커졌지만 콘텐츠산업의 매출은 거의 제자리 걸음이란 점도 아쉽다.

지금 한류는 기회인 동시에 위기 요소도 분명하다. 좀 더 실효적인 육성·지원 정책이 필요한 이유다. 정부는 지난해 7월 ‘신한류 진흥 정책 추진계획’을 발표하고 확산·융합·기반 강화의 세 가지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대중문화 위주의 한류 콘텐츠를 예술·스포츠·전통문화로 넓히고 동반 상승효과도 화장품, 의류 등에서 관광 의료 교육 서비스까지 이어지도록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희망 사항만 제시한, 그야말로 계획이다. 청사진만 있을 뿐 실행 모드는 없다.

한류 지원사업의 강화는 절실하다. 14개 부처에 산재된 사업의 효율화가 먼저일 수도 있다. 하지만 지원은 하되 간섭하지 말아야 한다.

그래야 가장 한국적인 것을 가장 세계적인 것으로 만들 수 있다. 국악에 록과 재즈를 결합해 세계적인 주목을 끈 씽씽밴드가 이미 보여줬다. 앞으로는 병역 의무을 진 젊은이들이 밀리테인먼트(밀리터리+엔터네인먼트)로 신한류를 만들 수도 있다.

오늘날 한류의 원천은 눈총받던 젊은이들이었다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한다. ‘빠순이’로 비하되던 극성팬들은 시간과 돈, 열정까지 바쳐 K-팝을 키운 동력이었고 서구문화 사대주의라고 비난받던 할리우드키드는 시네마한류를 만들지 않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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