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더스칼럼] 새해에는 착한(?)정책보다 좋은정책을 기대한다
강명헌 단국대 명예교수, 전 금융통화위원

정부는 지난 달 ‘빠르고 강한 경제회복과 활력복원’ ‘선도형 경제 대전환’을 키워드로 하는 2021년 경제정책 방향을 확정·발표하고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3.2%로 제시했다. 이 목표치는 국내외 기관들의 전망치보다 높은 데다 코로나19 3차 대유행을 고려하지 않아 지나친 ‘장밋빛 전망’이란 지적이 나온다. 작년 말에 발표된 옥스퍼드이코노믹스(OE)에서는 한국이 3단계 봉쇄 조치를 시행할 경우 올해 경제성장률은 -2%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정부는 올해 공공과 민간투자를 110조원으로 늘릴 계획을 세우고 설비투자의 세제 감면 등을 제시하며 민간 동참을 촉구했다. 경제계는 무더기 ‘기업 옥죄기’ 입법으로 기업 손발을 묶어놓고 투자를 확대하라는 것은 앞뒤가 안 맞는다고 지적한다. 지난 연말부터 시작된 규제입법 폭주로 기업규제 3법(상법·공정거래법 개정안, 금융그룹감독법 제정안), 노동 3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근로기준법·고용보험법 개정안), 징벌 3법(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안, 집단소송제·징벌적손해배상제 확대법 개정안) 등이 다음 달 중 마무리될 예정이지만 규제혁신 법안들은 보이지 않는다.

이 법들은 전형적인 반기업법으로 기업 활력을 위축시키고 경제 회복에 걸림돌로 작용할 뿐만 아니라 입법취지와 정반대로 사회적 약자들에게 오히려 더 큰 고통을 줄 것으로 보인다. 정책결정자가 선한 의도를 갖고 있더라도 섣부른 정책실험으로 인한 정책 실패의 결과는 의도치 않은 엄청난 피해를 가져와 고스란히 국민들의 몫으로 돌아간다. 현 정부 초부터 선의를 가지고 추진한 소득주도 성장정책이 의도와는 다른 엉뚱한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고, 특히 최저임금의 단기간 대폭 인상은 착한 정책이 나쁜 결과를 가져온 대표적 사례로 볼 수 있다.

‘착한 정책’은 정책의 결과가 국민에게 미치는 영향은 고려하지 않고 선의만 가지고 추진하는 정책으로 이상적인 정책 목표를 지향하기 때문에 목적의 정당성은 확보된다. ‘좋은 정책’은 공공성을 제고시키고 정책의 부작용을 최소화함으로써 대다수의 사람들이 결과에 만족하는 정책이다. 정책의 대상은 광범위하기 때문에 국민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완벽한 정책을 만들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착한 정책이 항상 좋은 정책을 담보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목적의 정당성이 있다고 정책의 실패가 정당화되지도 않는다.

지금까지 착한(?) 정책으로 알고 있던 현 정부의 정책들이 과연 의도가 진짜 선했는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시장에서 나타날 부작용과 역효과가 뻔히 보이는데도 그런 비판과 지적은 아랑곳 않고 강성 지지자들만 바라보고 밀어붙였기 때문이다. 최저임금 인상, 52시간제 시행,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도 결과적으로 실업자를 늘릴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선한 의도’를 의심 받을 만하다. 임대차보호법이 임차인을 더욱 힘들게 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란 건 주택시장의 기본 원리만 이해해도 예견할 수 있다.

올해는 코로나19 재확산, 보호무역 등으로 대내외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한국 경제의 향방이 결정되는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처럼 결과는 안중에 없이 선의만 내세워 의석수로 밀어붙이는 규제 일변도의 정책들로는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밝힌 선도국가로의 도약은커녕 현상 유지도 어렵다. 새해에는 정부가 모든 걸 할 수 있다는 생각을 버리고 착한(?) 정책보다 경제를 활성화하고 혁신을 지원하는 좋은 정책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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