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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약개발 동물실험 대체한다…줄기세포 ‘인공장기’ 배양기술 개발
- KIST 정영미 박사팀, 두 가지 이상의 세포를 나노패턴 정렬해 원하는 세포로 배양
- 동물 이용한 전임상 시험, 인공 장기로 대체해 신약개발 프로세스 단축가능
고탄성 생체적합성 고분자를 이용하여 정렬된 나노 패턴을 갖는 세포 공배양 플랫폼 제작과정을 보여주는 모식도. [KIST 제공]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국내 연구진이 줄기세포를 혈관 벽 세포, 골세포 등 원하는 형태의 세포로 분화시킬 수 있고, 전임상 시험을 위한 인공 장기 혹은 인공 피부, 심장 패치 등의 이식용 인공조직 제작에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생체재료연구센터 정영미 박사 연구팀이 두 가지 이상의 세포를 한 번에 배양하여 우리 몸의 생체조직과 유사한 조직을 형성시킬 수 있는 새로운 다공성 박막 기반 세포 공배양(共培養) 플랫폼을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신약 개발에 필요한 동물을 이용하는 전임상 시험을 대체하기 위해 인공 장기 등을 제작하는 방법 중 하나로 서로 다른 종류의 세포들을 함께 키우는 ‘세포 공배양법’이 있다. 우리 몸은 다양한 종류의 세포들로 구성돼있기 때문에 우리 몸의 생체조직을 보다 비슷하게 모사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세포 공배양법’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서로 다른 세포들을 단순히 섞어서 함께 키우면 성장이 빠른 세포에 의해 다른 세포들이 잠식되어 정상적으로 자랄 수 없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세포 배양 플랫폼 가운데 다공성 막을 사용하는 세포 공배양 플랫폼은 막의 두께가 비교적 두껍고, 막에 있는 구멍들의 밀집도가 낮아 세포 사이의 활발한 상호작용을 유도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었다. 또한 실제 세포가 자라는 체내 환경과는 다른 환경이 조성되기 때문에 이를 보완하기 위한 부수적인 처리가 필요했다.

KIST 연구진은 이러한 한계점을 극복하고 기존 막 보다 1/10 정도로 얇은 두께를 갖고, 구멍들의 밀집도를 높여 세포 간의 상호작용을 향상시킨 플랫폼을 개발했다. 개발한 공배양 플랫폼은 부드럽고 탄성이 있는 고분자 소재를 이용하고 박막의 신축성을 조절해 세포외기질과 비슷한 표면 특성을 갖춰 체내 환경과 유사한 환경을 세포들에게 제공해 줄 수 있다. 또한 혈관, 근육, 심장 등 우리 몸을 구성하는 조직들은 세포들이 특정 방향으로 정렬돼 있는 경우가 많은데 연구진이 개발한 플랫폼은 별도의 처리 없이도 박막의 신축성을 이용하여 기공이 정렬되고 나노 패턴이 형성되어 세포를 정렬시킬 수 있어서 생체조직을 배양하는 데 장점이 있다.

개발된 세포 공배양 플랫폼에서 줄기세포의 분화 효율과 혈관벽 기능에 중요한 세포연접 형성 정도를 보여주는 결과. [KIST 제공]

이 플랫폼을 이용해 사람의 혈관 안쪽 면을 구성하는 혈관 내피세포와 혈관 벽을 구성하는 세포로 분화될 수 있는 줄기세포를 공배양한 결과, 상용화된 플랫폼에 비해 줄기세포가 혈관 벽 세포로 약 2.5배가량 더 많이 분화됐으며 혈관 내피세포들은 효과적으로 세포연접을 형성해 우수한 혈관 장벽 기능을 구현했다.

정영미 박사는 “세포 공배양 플랫폼은 현재 상용화된 플랫폼에 비해 간단하면서도 효율적으로 세포를 배양할 수 있어서 제약회사, 병원 등 생물학적 평가가 요구되는 다양한 분야에서 동물실험을 대체할 수 있는 전임상 시험용 툴로 적용될 수 있어 효용 가능성이 클 것이라 기대된다”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관 기능성 재료 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 최신호에 게재됐다.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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