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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계 젊은 총수 新리더십, ‘잘 포기해야 살아남는다’
-'이대도강(李代桃僵)'리더십 주목
- 현대제철 사업 재편 현대차
SK와이번스 과감한 매각 SK
LG폰 대신 자동차 택한 LG

[헤럴드경제 = 김상수 기자]재계 젊은 총수의 ‘이대도강(李代桃僵, 복숭아를 위해 자두를 버린다)’식 경영이 화두다. 복숭아나무를 위해 자두나무를 베어내듯, 큰 성과를 위해 과감히 포기하는 결단을 일컫는 말이다. 미래에 필요한 과정이라면, 선대가 금지옥엽 아꼈던 사업이라도 과감히 매각한다. 하루가 달리 급변하는 경영 환경 속에서 ‘포기의 리더십’은 오히려 더 중요해지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현대차 제공]

현대차그룹은 현대제철 사업 매각이 대표적이다. 제철 사업은 정몽구 명예회장이 크게 애정을 쏟았던 사업군으로, 고급 자동차용 강판을 수직계열화하는 차원에서 2010년 충남 당진에 일관제철소를 준공하기도 했다.

현대제철은 작년부터 사업군 재편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컬러 강판 생산 사업은 정리했고, 단조 사업도 분사했다. 대신 현대차그룹은 세계적인 로봇개발업체 보스턴다이나믹스를 인수하는 등 차세대 모빌리티 사업으로 주력을 재편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SK 제공]

SK는 최근 SK와이번스를 매각해 큰 화제를 낳았다. 프로야구가 워낙 대중적으로 인기 있는 스포츠인 만큼 파장도 컸다. 업계에선 SK가 B2B 영역으로 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흐름과도 무관하지 않다고 평가한다. B2C 시장 중심인 신세계가 인수에 나선 것도 같은 맥락이다. SK로선 시너지 효과가 적은 사업군을 정리하고, 신세계는 유통사업의 신모델을 구축할 수 있다.

가장 젊은 총수 측에 속하는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그야말로 파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엔 스마트폰 사업철수·매각안 등을 검토 중이다. LG폰은 오랜 적자 속에서도 LG전자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사업군이었다. 고(故) 구본무 전 회장이 특히 애정을 가졌던 사업군이지만, 과감히 전면 개편에 나섰다. 대신 세계적인 전장기업 마그나 인터내셔널과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등 전기차 사업에 뛰어들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LG그룹 제공]

재계 관계자는 “과거엔 포기하지 않고 뚝심있게 사업을 밀어붙이는 게 경영 리더십으로 각광받았다면, 융복합이 화두인 현 시대에선 과감히 포기하고 선택과 집중할 수 있는 리더십이 중요해졌다”고 전했다.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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