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헤럴드시사] 올해 수출 낙관하기 어렵다

올 초 세계은행이 발표한 2021년 세계 경제 전망에 따르면, 코로나 팬데믹(대유행)을 성공적으로 통제하고, 백신 접종으로 집단면역이 형성되게 되면 세계 경제는 4%까지 성장해 지난해 -4.3% 감소를 거의 회복할 수 있으나 백신 공급이 지연된다면 세계 경제 성장은 1.6%로 낮아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선진국 경제는 예상보다 덜 위축됐지만 중국을 제외한 많은 개발도상국과 신흥국 경제는 금융 분야까지 충격을 받을 정도로 악화됐기에 올해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봤다.

선진국 중심으로 코로나 백신이 접종되고 있어 올해 세계 경제는 지난해보다 나아지겠지만 코로나 변수가 성장률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초 발표된 한국은행의 ‘2021년 세계 경제 향방을 좌우할 7대 이슈’ 보고서의 전망도 마찬가지다. 7대 이슈 대부분은 코로나19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정책과 관련된 이슈다. 재정 지출을 크게 늘리고 파리협약에 복귀하는 등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은 세계 경제에 긍정적이겠지만 코로나 관련 사항은 아직 낙관하기 어렵다.

바이든 행정부는 1조3000억달러에 달하는 코로나19 대응 부양책을 조기에 차질 없이 집행하고, 코로나 백신 접종으로 집단면역을 형성하게 되면 올해 미국 경제는 ‘브이(V)’자 경제 회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취임 첫날 연방정부 시설에서 마스크 쓰기를 강제하는 행정 명령에 서명했지만 코로나 확산세는 앞으로 상당 기간 지속될 전망이다.

세계 인구의 70% 이상이 면역 체계를 형성해야만 코로나 종식 단계로 접어들 것이라고 한다. 과연 올해 안에 가능할지 의문이다. 공급 부족이 심각하지만 아직도 백신 접종에 거부감을 느끼는 계층이 적지 않다. 더구나 변종 바이러스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 현 상황으로 보면 올해 상황도 지난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다.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올해 상황을 낙관적으로 보지 않고 있다.

현재로서는 백신이 ‘게임체인저’이고 유일한 희망이다. 코로나 백신 도입 지연으로 인한 손실은 상당할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말에 발표된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에 따르면 백신 접종 시점에 따라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크게 영향을 받을 것이며, 백신 접종이 한 분기 지연되면 올해 경제 손실액은 각각 482억달러에서 2088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나타났다.

백신 구매 대책을 세우지 않았다고 비판에 직면한 정부가 백신 도입 시점을 앞당기기 위해 고심하고 있으나 중요한 것은 백신 접종이 완료되는 시점이다. 적정 물량의 도입과 접종 전략을 차질 없이 수행하는 것이 쉽지 않을 수 있다. 의료전문가들은 오는 11월까지 접종을 마치려면 하루 40만명에게 접종해야 하는데, 실현현실성이 낮다고 한다. 이러한 상황은 한국경제연구원이 상정한 최악의 시나리오와 유사한 것으로, 올해 우리 경제가 플러스로 반등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 경우 정치권은 재난지원금을 대폭 늘려 경기 악화를 완화시키고자 할 것이지만 미봉책에 불과하고, 정책 실패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올해 세계 경제 및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은 지난해 못지않게 불투명한 상황이다. 코로나 팬데믹 전망이 어려우니 경제 성장 전망도 쉽지 않다. 지난해 우리나라 수출은 정보통신기기와 반도체, 부품 등에 대한 세계적인 수요 증가와 다른 국가의 봉쇄 장기화로 생산활동이 지장을 받으면서 발생한 수급 불균형이 우리나라에는 수출 기회로 작용했다.

올해 백신 접종이 늘어나면서 지난해와 같은 동시적 장기 봉쇄는 덜할 것이고, 각국의 생산 차질도 줄어들 것이다. 더구나 중국의 쌍순환 성장 전략은 중국 내 경제활동을 권장하는 것으로, 우리 기업 대부분에 기회보다는 위협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수출 호조를 근거로 올해 우리 경제를 낙관적으로 전망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