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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기의 르노삼성차, 비핵심 자산 더 판다
대규모 적자에 비용 절감 고육책
희망퇴직 후 구조조정 가능성도
생산성 저하 협력사 불안감 확산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 전경. [르노삼성차 제공]

르노삼성자동차가 추가적인 비핵심자산 매각에 나선다.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한 희망퇴직과 함께 고정비 절감을 위한 고육지책으로 해석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차는 최근 일산TS(테크노스테이션) 부지를 매각한 데 이어 전국의 직영 영업지점 등 비핵심자산의 매각을 검토 중이다.

수익성 중심의 ‘서바이벌 플랜’에 따라 조직의 체질 개선이 최우선 목표다. 내수 판매와 수출이 부진한 상황에서 보유 토지를 포함한 유형자산을 매각해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자산 매각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앞서 르노삼성차는 안양연수원과 양산·잠실지점, 기흥물류센터 등을 폐쇄하거나 매각했다. 최근 매각한 일산TS 역시 적자가 계속됐던 직영사업소다. 일산TS가 문을 닫으면서 부산점만 남게 됐다.

다만 추가로 매각할 수 있는 자산이 많지 않은 것이 문제다. 업계는 직영 영업점과 에 이어 부산공장의 일부 토지를 매각 대상으로 보고 있다. 기계장치와 금형공기구 등 유형자산의 축소도 예상된다.

지난해 르노삼성차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르노삼성차가 보유한 영업지점과 부산공장 부지의 공시지가는 각각 1056억원, 9524억원이었다. 대규모 적자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단기적으로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유일한 해법으로 분석된다.

개인·법인사업자를 대상으로 한 영업·부품대리점의 출점도 제한하고 있다. 지역별로 정해진 최소 지점 수를 지키면서 효율성을 더하려는 운영 정책이다. 172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지난 2012년 직영 영업점을 대폭 축소하고 영업총괄 임원을 경질한 사례를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다.

설상가상으로 희망퇴직 접수가 종료되는 2월 28일 이후 인적 구조조정이 이뤄질 것이란 목소리도 들린다. 임금 및 단체협상을 진행 중인 가운데 사측이 두 달 이후 제시안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힌 것이 발단이 됐다. 일각에선 임금 동결을 전제로 한 구조조정 계획을 사측이 제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르노삼성차가 자산 매각 등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협력사의 불안감도 고조되고 있다. 부산공장 전체 수출 물량 중 72% 이상을 차지하던 닛산 로그 생산이 종료된 데다 신차가 절대적으로 부족해 장기적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실제 부산상공회의소가 부울경 지역 르노삼성차 협력사 6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협력사들은 르노삼성차의 물량 회복에 회의적인 시각을 보냈다. 일부 협력사는 인원 감축과 공급망 다각화로 수익성 확보에 나섰다.

지난해 적자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르노삼성차가 공개한 지난해 생산 대수는 11만2171대로 전년(16만3796대)보다 31.5% 감소했다. 같은 기간 내수와 수출을 포함한 판매 대수 역시 34.5% 줄어든 11만6166대에 그쳤다. 2000년 이후 최대 손실을 기록한 2011년보다 적자 폭이 클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르노 그룹이 수익성 위주로 체질 개선을 밝힌 가운데 르노삼성차도 부산공장의 경쟁력을 입증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가 됐다”며 “다만 자산 매각과 인력 감축을 통한 경쟁력 약화가 생산성 저하로 이어질 수도 있어 고민이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정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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