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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수한의 리썰웨펀]美핵항모의 '대중압박' 방해한 복병, 코로나
1년 전 확진자 나왔던 루스벨트호 또 확진
中견제 위해 남중국해 투입, 전염병에 비상
미 해군의 원자력 추진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스벨트호.[AP]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1년여 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미국 원자력 추진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스벨트호(CVN-71)에서 또 운항 중 감염자가 나왔다. 1개 중소 국가 군사력과 맞먹는 미 항공모함이 또다시 코로나19 확산 공포에 긴장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 해군은 15일(현지시간) 루스벨트호 수병 3명이 전날 코로나19 양성판정을 받아 이들과 밀접 접촉자들이 선상에서 격리됐다고 밝혔다. 확진자들은 무증상 감염자였으며, 밀접 접촉자들 중 양성 판정도 나오지 않았다.

미 해군은 루스벨트호가 마스크 의무 착용과 거리두기, 위생 및 소독 등 해군과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지침에 따른 코로나19 확산 완화 지침을 잘 따르고 있다면서 '완전 운용'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루스벨트호는 최근 몇 주간 태평양에서 작전을 벌여왔으며, 지난 9일에는 남중국해에서 미 해군의 다른 원자력 추진 항공모함인 니미츠호(CVN-68)와 함께 훈련했다. 세계 최강의 군사력을 보유한 미군의 서슬 퍼런 대중 압박 임무가 코로나19라는 갑작스런 복병에 또 한 번 휘청이고 있다.

앞서 지난해 3월 루스벨트호는 운항 중 수병 3명이 코로나19 양성판정을 받고 이후 승조원의 4분의 1가량인 약 1300명이 추가로 확진되는 집단감염 사태를 겪었다. 당시 사망자도 1명 나왔다.

◆세계 최강 미 핵항모의 눈물어린 호소=선상 집단감염에 브렛 크로지어 당시 함장은 미 국방부에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며 승조원 대다수 의 하선을 허락해달라는 서한을 보냈다. 이 서한이 언론에 유출되며 논란이 일었고 이에 승조원들은 하선할 수 있었으나 크로지어 함장은 경질됐다.

당시 토머스 모들리 해군장관 대행은 크로지어 함장이 서한을 유출했다면서 "(루스벨스호와 같은) 함정을 이끌기엔 지나치게 순진하고 멍청한 지휘관"이라고 비난했다. 승조원들 목숨을 최우선으로 여긴 함장에 대한 지나친 평가라는 역풍이 일자 해군장관 대행마저 사퇴했다. 크로지어 함장은 이후 복귀를 요청했으나 해군은 이를 불허했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전임 도널드 트럼프 정권이 추진하던 대부분의 정책 뒤집기에 나서고 있지만, 중국에 대한 강경 일변도의 기조는 뒤집지 않고 오히려 강화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은 홍콩의 자치권, 대만의 민주주의 체계, 중국 신장 지역의 소수민족 인권탄압 논란,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 중국의 불공정한 통상관행 논란 등을 두고 전방위 갈등을 겪고 있다.

이 과정에서 미국은 인도를 중국의 역내 세력확장을 견제할 인도태평양 전략의 핵심 파트너로 간주하고 있다.

특히 인도는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구성한 안보 협력체인 '쿼드'(Quad·미국·일본·호주·인도) 국가 중 하나다.

미국은 최근 중동지역에서 이란 견제 등 미 중부군사령부 지원 임무를 수행하던 니미츠호를 중국 견제 임무를 수행하는 인도태평양 지역으로 이동시켰다. 이로써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 남중국해 근해에서 미 항모 2척이 활동하게 됐다. 미 항모 2척의 남중국해 근해 전개는 지난해 7월 이후 7개월 만이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의 세계전략에서 중국 견제가 차지하는 비중이 그만큼 커졌다는 얘기다.

니미츠호 항모타격단은 유도미사일 순양함 프린스턴함(CG59), 유도미사일 구축함 스터릿함(DDG104), 이지스 구축함 랠프 존슨함(DDG114) 등으로 이뤄졌다. 루스벨트호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요격 능력을 갖춘 '베이스라인7'을 최초 탑재한 알레이버크급 이지스 구축함 러셀함(DDG59), 이지스 탄도미사일 방어(BMD) 체계를 갖춘 존 핀함(DDG113), 유도미사일 순양함 벙커 힐함(CG52) 등과 항모전단을 구성한다.

75년 만에 인도로 출격한 미 전략폭격기 B-1B가 지난 3일 열린 에어쇼 '에어로 인디아'에서 인도 공군의 테자스 경공격기와 비행하고 있다.[로이터]

◆미군 최정예 전력, 중국 견제 임무에 투입=미 해군은 항모 뿐만 아니라 다른 최정예 전력도 남중국해를 포함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투입하고 있다.

지난 2일 발간된 '2020 국방백서'에 따르면 미국은 최근 버지니아급(7800t급) 공격핵잠수함(SSN)과 해저 무인잠수정, B-1B 전략폭격기와 B-52 장거리 폭격기, 해군의 최신예 트리톤(MQ-4C) 무인정찰기를 아태지역에 배치했다. 또 현재 19척의 버지니아급을 매년 1척씩 건조해 총 66척의 SSN을 확보할 계획이다. SSN은 2500㎞ 밖에서도 정밀타격이 가능한 토마호크 순항미사일(BGM-109) 12발을 탑재한다. F-22 랩터와 F-35A/B 등 스텔스 전투기와 P-8 포세이돈 해상초계기도 배치됐다. 중국 견제 임무에 대한 미군의 강력한 의지가 엿보인다.

미군 스스로도 남중국해 일대 미군 활동을 적극 공개하며 노골적인 대중 압박에 나서고 있다.

미 인도태평양사령부는 B-1B 1대가 공군 요원 40여명과 함께 지난 3일 인도 벵갈루루 기지에서 열린 에어쇼 '에어로 인디아'에 참가했다면서 "역사적 순간"이라고 표현했다. 미군 폭격기가 인도에 내린 것은 인도가 영국 지배를 받던 시기인 1945년 10월 이후 75년 만에 처음이다.

사령부는 또한 핵추진 잠수함 '오하이오'가 미 해병 제3원정군과의 합동 훈련을 위해 일본 오키나와 인근을 경유한 사실을 7일 공개했다.

또 미 해군 7함대는 지난 5일에도 홈페이지를 통해 이지스 구축함 '존 매케인함'의 남중국해 항행 사실을 사진과 함께 공개했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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