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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다시 치솟은 확진자, 이러다 ‘4차 대유행’ 맞는다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완화된 지 사흘 만에 코로나19 확진자가 이틀 연속 600명을 넘어서며 다 꺼진 줄 알았던 3차 유행의 불씨가 되살아났다. 벼랑 끝에 몰린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고통을 헤아리고 국민적 피로감도 덜어주려 3월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체계를 기존 시설 위주 영업 제한 방식에서 ‘자율과 책임’이라는 개인 방역수칙 강화 방식으로 전환하려 했지만 차질이 생길까 걱정이다.

신규 확진자가 한 달여 만에 600명대로 치솟은 것은 우선 지난 설 연휴 후유증으로 볼 수 있다. 연휴기간 가족모임 이후 감염된 확진자가 회사·공장 등으로 ‘N차 감염’을 일으킨 사례가 속출했다. 충남 아산 귀뚜라미보일러 제조공장의 경우 연휴기간인 지난 13일 공장에서 첫 확진자가 나온 지 불과 사흘 만에 확진자가 114명으로 늘어났다. 공장 직원 641명 전원을 대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검사 결과가 모두 나오면 확진자 수는 더 늘 것으로 예상된다. 병원과 교회, 학원 등을 통한 산발적 감염 사례도 심상치 않게 늘고 있다. 설 연휴 대규모 이동의 영향이 나타나는 이번 주말이 고비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일부 완화하면서 해이해진 방역 의식도 재확산의 공포감을 높인다. 음식점, 호프집 등의 영업시간을 오후 10시까지로 늘리고, PC방 등은 24시간 영업을 허용한 상태라 기하급수적 감염 확산을 우려할 수밖에 없다. 밤 10시에 술집이 문을 닫으면 인근 숙박업소로 옮겨 술자리를 이어가는 사람도 있다는 보도다. 일부의 일탈이겠지만 코로나 사태 이후 종적을 감췄던 ‘2차 문화’가 변형된 모습으로 살아난 것이다. 자영업자의 생업을 외면할 수 없어 풀어준 영업 제한의 빈틈을 파고드는 이 같은 방역불감증은 공동체의 안전을 훼손하는 무책임한 행위다. 초·중·고교 개학을 앞둔 시점에 재확산의 고삐를 잡지 못하면 3~4월에 하루 2000명의 확진자가 발생하는 4차 유행을 맞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확진자가 다시 급증하면서 백신 접종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미국, 영국, 일본 등 선진국의 확진자 감소세가 뚜렷한 것은 마스크 쓰기 강조 등 강력한 봉쇄 정책을 편 데다 백신접종 영향도 서서히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은 접종률이 50%에 육박하면서 일상 회복에 다가서고 있다. 우리도 오는 26일부터 백신 접종을 시작할 예정이다.

그러나 접종률이 제 궤도에 오른다 해도 집단면역은 올해 말이나 돼야 가능한 시나리오다. 방역과 경제 사이에서 헤매지 않으려면 자율과 책임에 기반을 둔 국민 개개인의 자발적 방역 참여만이 유일한 해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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