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여행의 변화, ‘즐기기’보다는 ‘쉬기’, 소도시·오지 관심 증대
컨슈머인사이트 올해 트렌드 T-R-A-V-E-L 발표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여행과 라이프스타일분야 조사기관인 컨슈머인사이트 소비자동향연구소는 매주 500명씩 연간 2만6000명을 대상으로 관광분야 선행,동행지표 등 트렌드를 조사한 결과를 토대로 2021년 여행트렌드 정리해 24일 발표했다.

컨슈머인사이트의 자료에 따르면, 앞으로 여행은 즐길거리(볼거리-놀거리-먹거리) 중심에서 쉴거리(힐링/여유) 중심으로 변화하며, 타인과의 접촉을 최소화하고 환경에 대한 통제권이 높은 곳의 인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근거리-단기간 트렌드를 배경으로 한 ‘생활 여행’이 증가하는 동시에 ‘해외여행 대체형(PLAN B)’ 여행 시장도 함께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장기 칩거, 럭셔리-플렉스 여행 등 양극화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컨슈머인사이트측은 진단했다.

유명한 곳 보다 잘 알려지지 않은 (숨은) 여행지가 재조명되면서 지방·소도시 입장에서는 새로운 기회를 모색할 수 있다.

외지인 유치보다는 지역민·근거리 거주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여가-관광 정책과 마케팅이 효과적일 것으로 기대된다고 컨슈머인사이트는 분석했다. 다음은 이 기관의 2021트렌트 정리한 내용.

2021년엔 소도시, 오지에 대한 관심이 커질 전망이다. 사진은 최근 공개된 두타산 무릉계 베틀바위 [한국관광공사 제공]

▶[T]RAVEL : Target(여행객)= [환경] 여행 소비자는 코로나와 경제난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어디로든 떠나고 싶지만, 쓸 돈도 없고 갈 곳도 마땅치 않으며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욕구를 참는 딜레마 상태다.

[현상] 모두에게 여행이 어려워지면서 시장은 역대 최악의 수준으로 위축되고, 주 소비층에 큰 변화가 생기고 있다. 건강에 민감하고, 감염병에 취약한 50-60대 장년층은 더 크게 위축된 반면, 기존 해외여행의 큰손이었던 여성/20-30대가 국내로 눈을 돌리며, MZ세대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동을 최소화하며 생활권에서 즐기는 '여가형 여행'이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

[전망] 여가형 여행이 지속되며 외지인 유입은 어려워지고, 지역민과 근거리 지역 거주자들의 중요성이 더욱 커진다. 코로나 이후 더욱 심각해진 경제 양극화는 여행 시장의 양극화로 이어질 것이다. 해외여행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시장은 '갈망층'과 '포기층'으로 나뉘었으며, 인구 특성으로는 2030세대-화이트 컬러 vs. 50대 이상-저소득층의 계층 격차가 확대되어 과거와 같은 수준으로의 회복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T[R]AVEL : Resource(자원)= [환경]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 수칙에 따라 시설 운영 시간 및 인원에 제한이 생기는 등 이전과 같은 일상을 영위하기 어려워졌다. 여행에서도 이동/동반자/활동에 많은 제약이 생기고, 축제 등 지역 행사도 전무해지면서 어디를 가더라도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크게 줄어들었다.

[현상] 관광 활동은 위축된 반면, 휴식과 힐링 목적이 증가하고 여행 전반에서 '언택트'를 추구하고 있다. 인파가 북적이는 대도시와 인기관광지는 기피하고, 지방 소도시로 흩어지는 현상이 나타고 있다. 여행지 자체의 매력도보다는 '언택트'가 가능한지, 자신이 환경을 통제할 수 있는지가 매력도를 판단하는 새로운 기준이 되고 있다. 그 결과 캠핑이나 차박, 야외에서 소규모로 즐길 수 있는 취미/운동활동의 수요가 커지고 있다.

[전망] 소비자는 급변하는 환경에 맞춰 기민하게 대처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차박/캠핑 등 타인과의 접촉은 최소화하면서 본인이 환경의 통제권을 가질 수 있는 '언택트 여행'의 인기가 계속될 것이다. 해외여행이 정상화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며, 이를 해소하기 위한 대체 상품들(랜선여행, 무착륙 여행)이 다양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가격이 비싸더라도 '안전'이 보장되는 환경과 고급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일부 존재해 이색·럭셔리 상품의 성장이 예상된다.

▶TR[A]VEL : Accessibility(접근성)= [환경]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지역간 이동을 자제하도록 권고하고 있으며, 지방 도시 간 대중교통의 운행이 축소됐다. 불특정 다수와 좁은 공간 내에 밀집하게 되는 대중교통 이용에 대한 불안이 존재한다.

[현상] 이동 및 교통편에서도 환경에 대한 자기 통제력을 높이기 위해 자차 이용을 선호하는데, 경기 악화 속에서도 2020년 자동차 판매가 처음으로 190만대를 넘어선 것은 이와 관련이 있다. 낯선 사람/공간에 대한 심리적 부담으로 권역 내 이동이 많아지고, 도심을 피해 알려지지 않은, 한산한 곳을 찾아 떠나고 있다. 여행지 선택 시에는 접근성이 중요하나(근거리 선호), 여행 활동이 단순해지면서 목적지 내에서의 숙소-맛집 등을 선택할 때 ‘관광지와의 접근성’ 중요도는 하락하고 있다.

[전망] 대중교통보다는 개인 운송수단에 의존하는 경향은 코로나 종식까지 지속될 전망이다. 승용차 이용이 크게 늘면서 지역 내 교통망, 혼잡도, 주차환경이 여행만족도를 좌우하는 주요 축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언택트 여행에 적합한 친환경적인 지방 소도시, 오지, 섬 등이 새롭게 주목받으며 해당 지역은 접근성을 개선할 경우 경쟁력이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

즐기는 여행 보다는 쉬고 힐링하는 여행으로 [소노호텔리조트 제공]

▶TRA[V]EL : Value for money(비용 및 지출)= [환경] 코로나와 경제난으로 모든 소비지출이 감소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큰 감소는 여행비였다. 지출할 여력도 줄었지만 쓸 곳을 찾기도 어려웠기 때문임. 특히 해외여행의 경우 최악의 상황이다.

[현상] 여행 수요의 급감으로 상상하기 어려운 초저가 제주도 항공권이 나오고, 유명 관광지에서 흔했던 바가지 요금도 실종되면서 가성비를 따지는 것이 무의미해졌다. 반면, 여행을 위해 적지 않은 예산을 준비해 둔 일부는 자동차, 고가 가전, 명품 등을 화풀이하듯 소비하기도 한다.

[전망] 여행 기간에서도 초단기와 5박6일 이상의 장기여행이 동시에 증가하는 등 여가형 여행 vs. 해외여행을 대체 하는 수단으로 시장이 양극화될 수 있다. ‘안전’과 ‘즐거움’을 보장하는 동시에 특별함을 느낄 수 있는 상품이 있다면 비용이 월등히 높더라도 기꺼이 수용할 수 있는 대기 수요층이 존재한다.

▶TRAV[E]L : E-connect (정보채널/커뮤니케이션)= [환경] 스마트폰은 여행뿐 아니라 모든 생활의 '핵심축'이 되었는데, 비대면 소비가 촉진되며 중장년층까지 새로운 디지털 소비계층으로 유입됐다. 영상 콘텐츠와 유튜브가 비약적으로 성장하며 여가 문화 콘텐츠 소비뿐 아니라, 정보 탐색 시에도 중요도가 커졌다.

[현상] 급속한 모바일로의 이동과 기술 발전이 일어났으나, 여행 수요의 감소로 유통 및 정보채널도 활기를 잃어버리고 있다. 멈춰버린 해외여행의 여파로 글로벌 온라인여행플랫폼(OTA)은 주춤하고, 반사 효과로 국내 OTA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고 있다. 인파가 몰리는 것을 꺼리게 되면서,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여행지/맛집에 대한 관심도가 높지고 있으며, 그 결과 정보탐색 시에도 모두가 검색해 볼 수 있는 인터넷 상의 정보보다도 지인 추천/입소문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전망] 코로나가 종식되더라도 일상 속에 자리잡은 모바일 소비나 국내 OTA 중심의 유통 플랫폼 이용은 이전 상태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디지털 기술활용 역량이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며, 여행이 자유롭지 못한 상황에서 소비자의 욕구를 해소시켜 줄 수 있는 독창적인 콘텐츠를 얼마나 빨리, 입맛에 맞게 제공해 줄 수 있는지가 뉴노멀 시대의 생존전략이 될것이다. VR, AR과 같은 기술을 활용한 온라인 축제/랜선투어 등 새로운 상품 시장이 조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TRAVE[L] : Loyalty(만족 및 재방문의향)= [환경] 코로나가 장기화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 지침을 따르는 것에 피로도가 높아지고, 일상 생활의 제약에 따른 우울감과 스트레스가 누적됐다. 휴식과 힐링 여행이 대세로 자리잡으며, 여행지의 매력 및 만족도를 평가하는 기준도 달라졌다.

[현상] 코로나 이후 국내 여행의 만족/추천/재방문 의향이 모두 상승하고 있다. 이는 억눌려온 욕구가 해소된 효과이자 동시에 특별한 활동을 하지 않더라도 '여행' 자체에서 해방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과거 먹거리/볼거리/놀거리 등 즐길거리가 얼마나 풍부한지가 만족도에 큰 영향을 미쳤으나, 여행 활동이 단순화되면서 관광자원보다는 여행지 환경의 쾌적도가 중요해진 것이다.

[전망] 외부인과 접촉하지 않고 일행과 언택트 할 수 있는 힐링 여행지의 인기가 지속될 것이다. 생활권 내에서 '나만의 아지트'를 찾으려는 수요가 지속될 것이며, 근거리 거주자 및 지역민의 재방문을 유도하는 새로운 자원의 개발, 육성이 요구된다.

abc@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