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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산엔 할배神도 많았다, 국제도시 됐어도 마을신앙 전승
국립민속박물관과 향토 전문가 2년간 조사
관내외 60여명 참여, 182개 마을신앙 확인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부산 해운대 6개 자연마을 운촌․중동․미포․장지․오산․좌동은 한 해씩 윤번제로 음력 1월 3일과 6월 3일 두 차례 장산 마고당․천제당제를 정성들여 지내오다가 현재는 좌동에서 전담하고 있다.

삼국유사, 신증동국여지승람에 따르면 동래현은 옛날의 장산국(萇山國) 일명 내산국(萊山國)이라 하였다. 대동지지에는 장산국의 옛터가 “동래 도호부의 동쪽 10리에 있다”라고 하였는데, 이에 따르면 장산국은 해운대구 주변으로 보인다.

지금은 세계적인 첨단도시, 부자도시, 국제관광도시가 됐어도, 현대인들이 모르는 사이 전통문화를 지키며 해운대 고을의 안위를 기도하는 사람들이 있었던 것이다.

부산 동삼동 풍어제 뱃기모습
부산 182개 마을 신앙 존속, 구별 비율

부산은 조선후기 무역항이 된 이후 급격한 사회변화가 이뤄져 남 부럽지 않은 국제도시로 우뚝 서있지만, 많은 지역에서 전통문화를 계승한 마을제의가 남아있었다.

국립민속박물관(관장 김종대)은 2019년 2월부터 약 2년 동안 부산광역시 16개 구․군 전지역의 마을신앙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다. 민속박물관 및 부산․경남지역 마을신앙 전문가 60여명 참가해 182개 마을을 종합한 결과, 기장군과 강서구에서 가장 많은 마을제가 전승되고 있다. 또 이 두 곳엔 단절된 제의문화도 가장 많았다. 주지하다시피 기장엔 한국에서 일본 지도자를 파견한 것을 상징하는 ‘연오랑세오녀’이야기, 세계적 명성을 얻은 해동용궁사 등 정신문화와 관련된 이야기들이 많다.

부산 사직동 여고주산당제 풍물놀이

기장군의 경우 59%이상이 단절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부산지역에서 가장 많은 마을제가 전승되고 있다. 도심지역일수록 전승 되는 비율은 확연히 낮았다.

부산의 마을제에서 보편적으로 모시는 신은 서낭신, 산신, 용신, 장승(또는 솟대)이다. 서낭신은 부산 지역에서 ‘할매신(○씨 할매․골매기할매․고당할매)’ 혹은 ‘할배신(○씨 할배, 골매기 할배)’으로 지칭되며, 마을의 주신(主神)으로 모셔지고 있다.

182개 제당 중 할매를 주신으로 모시는 제당은 130개소, 할배를 주신으로 모시는 제당은 23개소이다. 할배와 할매를 같이 모시는 제당은 29개소이다. 할배신이 52곳이나 된다는 것은 이례적이다.

기장 상리마을 제당 전경

그래도 마을 수호신은 할매가 많았다. 문득 구도심 관광해설사 이야기할매가 생각난다. 할매가 되기전 부산엔 3대 아지매(자갈치=수산업,제치=제첩=음식, 깡깡이=조선산업)가 있었다.

제관은 재앙발생시 지탄을 받으니 많이들 꺼렸다. 그래서 이장이 하거나 절에 의탁해 마을신안이 불교화하는 모습도 보였다. 부산지역 동제 182개소 중 유교식으로 제의를 올리는 마을이 135개소(74.2%), 불교식으로 제의를 올리는 마을이 39개소(21%), 무속식(巫俗式)으로 제의를 올리는 마을이 8개소(4.8%)이다. 다른 사상 또는 신앙에 의탁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이다.

국립민속박물관이 2년동안 조사를 토대로 발간한 ‘부산의 마을신앙’

국제도시 부산의 반전매력을 보여주는 이번 민속조사결과는 ‘부산의 마을신앙’이라는 이름의 책으로 나왔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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