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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B칼럼] 100세 시대 새로운 패러다임의 자산관리전략 수립
하나은행 Living Trust Center
배정식 센터장
배정식 하나은행 리빙트러스트 센터장
우리는 계속 반복하고 있는가

80대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6남매 자녀를 둔 다복한 가정이었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 남겨준 재산을 어떻게 할 지 자녀들은 논의를 시작했다. 그런데 남겨진 70억 재산 중 50억원을 큰 아들에게 상속하고 남은 20억원으로 다른 자녀들에게 동일하게 나누라는 유언장이 나왔다. 물론 큰 아들이 상속집행인으로 되어 있었다. 어릴 적 사고로 지적장애가 있는 둘째 아들 외 4남매는 크게 반발했다. 남편이 사업을 하는 60대의 큰 딸은 어려운 시기에 필요한 사업자금과 자신의 자녀들을 위한 결혼자금이 필요했고, 이혼 후 돌아가신 어머니를 봉양해 온 둘째 딸은 엄마한테 받을 상속재산 이야말로 자신의 노후 대비책이었다며 섭섭한 마음을 털어놓았다. 이제 막 은퇴한 50대의 자녀는 새로운 일을 시작하기 위한 밑천으로, 40대의 막내딸은 자산증식을 위한 투자금으로 각자 상속을 기대했다. 결국 큰 아들에게 법적 조치도 불사하겠다는 형제들의 경고는 큰 아들로 하여금 유언장이 아닌 협의를 통한 양보로 가닥을 잡았다.

상속재산의 대부분이 부동산으로, 등기 후에는 공동소유한 부동산 처분을 통해 현금을 나눠 갖고자 했던 그들의 고민을 듣고 솔루션을 제시하면서, 40대부터 60대에 걸친 상속인 자녀들이 시간이 지나 그들의 부모와 같이 사망한다면 또 그 자녀들은 어떤 일을 겪게 될까?

상속재산으로 노후를 대비하고자 했던 딸은 100세 시대를 잘 준비하고 있는지. 사업자금을 보충하겠다던 큰 딸과 사위는 그 돈으로 어려운 코로나시대를 이겨내고 혁신과 제2의 창업을 하고 있는지. 은퇴 후 새로운 사업을 구상하는 자녀는 순조롭게 3rd Age를 펼쳐가고 있을 지 생각난다.

100년 인생의 라이프 이벤트는 참으로 다양하다. 어른이 되어 결혼을 하고 자녀가 태어난다. 또 자녀도 대학을 입학하고 결혼을 하면 나는 정년과 연금을 수령하게 된다. 조금 더 지나 부모의 상속이라는 사건을 만나고 나 역시 노후를 준비하게 된다. 수입을 늘리고 적립하는 자산형성의 시기부터 퇴직전후의 시기와 연금수입에 의존하는 시니어 시기에 다다르게 된다. 젊은 시절 주택과 자녀교육비가 큰 지출이라면 퇴직전후 시기에는 자녀결혼비용이 가장 크게 다가오고 노년에는 자신의 의료비와 간호비용 등이 주요한 생애지출 내용이라 하겠다.

4세대 생애설계 자산관리

우리사회도 저출산. 고령화의 심화로 몇 해만 지나면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면서 노년층 인구가 증가하게 된다. 가정과 사회는 부모와 나, 자녀의 3세대 구조에서 점차 손자녀까지 이어지는 4세대의 모습을 보일 것이다. 재산 증식활동 이후 나의 퇴직준비와 부모님 케어는 함께 일어난다. 본인의 퇴직시기는 부모상속과 그리고 다시 나의 노후케어 시기는 자녀와 손주세대의 생애이벤트와 맞물려간다. 고령화로 4세대가 함께 살고, 1인 가구와 이혼과 재혼 증가 등 다양한 형태의 가정 구조의 변화는 과거와는 다른 삶의 모습으로 이어지고 새로운 자산관리 전략을 요구하게 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인생시기별 예상되는 라이프이벤트와 당시의 재정상태 그리고 경제적 고민들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들이 함께 제시되어야 한다. 우선 퇴직전후층은 자녀의 독립과 자신의 퇴직 그리고 부모의 요양과 상속이 예상된다. 재정관점에서는 퇴직금을 수령하여 지금까지 부담해 오던 주택대출을 완납함으로써 Cash flow가 개선되고 또 상속에 의해 자산이 증가할 수도 있다. 이 시기에는 장수리스크에 대비한 보험을 준비해야 한다. 또한 퇴직금 운용을 위하여 효과적인 투자상품 선택에도 전문가의 조언과 공부를 해야 한다. 더 나이가 들면 주택연금을 통한 노후대비와 농지연금을 통한 현금 흐름의 다양화에도 관심을 가져야한다. 그리고 3rd Age를 위해서는 전문가들로부터 경제 컨설팅을 통해 시대흐름에 뒤쳐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 시기에는 절세를 고려한 금융상품을 활용하고 보유하는 부동산에 대한 관리와 처분에 대한 고려도 필요하다. 금전과 부동산의 포트폴리오 비율에 대한 진지한 검토가 있어야 한다. 부모의 상속절차와 승계에 대한 현명한 대처가 있어야 하고 자신을 위한 시니어 주거 그리고 치매 근심도 대비해 가야 한다.

좀 더 구체적으로 보자면 IRP를 통한 30%의 퇴직소득세 절감과 과세이연 효과를 활용하고 신탁과 결합하여 퇴직금에 대한 안전장치를 마련할 수 있다. 또한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였다면 그에 따른 리스크로부터 안전한 재산보호 기능도 신탁시스템을 통해 구현할 수 있다. 회사 운영 과정에서 법적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신탁된 재산은 법적으로 강제집행 대상에서 제외되고 위탁자의 파산과 분리해 관리되는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유언대용신탁을 통해 부모의 상속을 안전하게 대비하는 전략을 수립할 수도 있다. 남은 상속인들 간의 재산분배를 신탁계약을 통해 부모가 미리 정해 놓을 수 있으므로 상속이 발생 시 자연스러운 새대이전이 일어날 수 있다. 2020년 부모가 사망하기 1년 이전에 신탁한 재산은 유류분의 기초대상에서 제외된다는 판결도 있어 부모의지에 따른 상속설계 수립가능성도 확대되었다. 부모로부터 상속받은 부동산이 아파트나 주택이라면 비교적 관리나 처리가 쉽겠지만 그렇지 않은 상가를 공동으로 소유하고 있는 경우라면 더욱 걱정될 것이다. 적절한 관리를 통해 상속부동산의 가치를 유지할 수 있는데 특히 신탁을 통한 관리신탁의 활용을 통해 공동 상속받은 재산에 대한 관리 투명성도 확보할 수 있다.

우리보다 고령화가 심화된 일본은 2018년 3월을 기점으로 75세 이상의 소위 후기고령자가 65세부터 74세까지의 전기 고령자 수를 앞지르기 시작했다. 일본의 인구문제연구소 자료에 의하면 75세 이상의 인구비율이 약 15%에 육박하고 있는데 이는 우리나라의 현재 65세 이상 인구비율과 비슷한 수준이다. 통계청의 장래인구특별추계 자료에 의하면 2035년이 되면 우리도 75세 이상의 인구비율이 13.7%, 65세 이상은 29%를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우리의 시니어층의 미래 모습은 일본의 모습을 닮아가고 있다.

시니어층의 라이프 이벤트로는 연금수급이 개시되고 건강이 쇠퇴하며 간병이 필요해진다. 재정상태는 수입으로는 연금 뿐이며 금융자산은 감소하게 되며 오히려 고정자산만이 남을 수 있다. 시니어 층은 늘릴 것이냐 지킬 것이냐의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또한 판단능력이 저하되는 치매에도 대비하여야 한다. 이체사기 등 금융범죄에 노출되어 대비도 필요하다. 자녀세대를 위한 증여플랜에 집중되며 종합적인 상속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자산의 적극적인 운용보다는 관리와 상속 증여 등의 법률과 세무적 조력자를 늘 곁에 두어야 한다. 원활한 상속 증여를 위해서는 가족과의 관계와 상속인들간의 소통에도 늘 고민하여야 한다. 절세 목적을 위한 사전 증여와 함께 신탁계약관리를 통해 자녀의 근로의욕을 유지하거나 안전한 재산관리를 할 수 있다. 상속대비를 위한 종합적인 상속전략을 수립하고 유언장이나 유언대용신탁을 통한 생전관리와 사후집행의 투명성을 높이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금융사기 방지를 위한 안전한 통장관리 서비스와 신탁관리 등 노후케어를 위한 점검이 있어야 한다. 최근 지나온 삶을 되돌아 보며 내 주변을 생각하고 사회에서 나보다 힘든 이들을 위해 기부하고 그 철학을 자녀와 손주세대에 전달하는 지혜도 현명한 자산관리 전략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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