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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포럼]이제는 우주 탐사에 도전해야 할 때

지난해 12월은 중국의 달 샘플과 일본의 소행성 샘플 귀환 성공 소식으로 전 세계 우주과학계가 흥분했다. 최근엔 화성에서 들려오는 소식으로 바쁘다. 우리나라 세트렉아이에서 인공위성기술을 배운 아랍에미리트가 지난 7월 발사한 화성 궤도선 ‘아말’이 화성 궤도 진입에 성공하고 중국의 ‘텐원’도 연이어 성공했다. 미국 나사의 ‘퍼서비어런스’가 최근 화성에 무사 착륙했다. 한편 퍼서비어런스 로버는 샘플을 채취해 캡슐에 담아 화성 표면에 남겨 둔 뒤, 나중에 나사와 유럽우주국이 공동으로 이 캡슐을 회수할 계획도 추진 중이기도 하다.

인류는 지난 20여년 동안 우리 태양계에 대해 많은 것을 알아냈다. 태양계 끝에 있는 얼음 행성인 명왕성에도 행성 작용에 의한 흔적들이 있다는 것을, 황량하고 쓸모없을 것 같은 달의 극지역에서 물을 얻을 수 있음을, 화성이나 목성과 토성의 위성, 소행성에서도 엄청난 양의 물을 확보할 수 있다는 사실들을 알게 됐다. 이러한 달과 소행성 등의 자원들을 잘만 활용하면 인류의 미래가 장밋빛이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직은 구체적인 실증 방안을 보여주지 못하며, 심지어 인류의 멸망을 가져올 만한 대규모 소행성 충돌의 위협(현재로서는 없지만 아직은 모든 위험을 판단할 수 있는 수단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 등 알아갈수록 더 고민스러운 질문들이 늘어가고 있다.

소행성은 우리 태양계가 만들어질 때의 벽돌조각(빌딩블록)이지만 오랜 시간 행성 사이를 여행해왔기에 우리 태양계 탄생의 비밀 일부를 간직하고 있어 개별 소행성마다 자체의 독특한 이야기가 있다. 그중 끊임없이 지구를 방문하는 소행성이 우리나라에도 흔적을 남겼는데 2014년의 진주 운석과 최근 발표된 합천군 초계-적중 소행성 충돌분지 지형이 대표적이다. 이 충돌로 한반도 일대가 초토화됐을 것으로 추정한다. 흥미롭게도 이 소행성보다 조금 더 큰 소행성 ‘아포피스’가 가까운 미래인 2029년 4월 13일 지구에서 정지궤도 거리 정도를 스쳐 지나간다. 이날 밤 지구에서는 맨눈으로도 이 소행성을 볼 수 있을 만큼 밝을 것으로 예상한다. 실제로 지구와 충돌할 위험은 없 지만 소행성 내부의 비균질성과 지구의 조석력 등에 의해 소행성의 자전축 방향과 속도의 변화, 표면 지진과 산사태 등이 예상되는데 이러한 현상이 미래의 아포피스 소행성 궤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정밀하게 관측하고 분석해야 할 필요가 있다.

아포피스는 지구와 비슷한 궤도를 가진 소행성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우리 발사체와 국내 소형위성 개발과 과학탑재체, 지상국 등의 역량을 효율적으로 결집하면 현재 보유기술로도 탐사가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소행성에서 시료를 채취해 지구로 귀환하는 임무를 수행할 준비가 갖춰질 것이다. 우리나라의 안보적 배경과 해외 대형 우주탐사 프로그램 참여 등을 고려하면 독자적인 우주탐사 역량을 확보하는 것이 시급하며, 뉴스페이스 시대에 다양한 플레이어들에 의한 민간 중심의 우주탐사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아울러 새로운 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혁신을 이뤄내고, 후속 세대에 꿈과 도전 정신을 일깨우기 위한 기회가 제공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최영준 한국천문연구원 우주과학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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