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설] 거세지는 ‘중수청 갈등’, 국민적 공감대와 속도조절 필요

더불어민주당과 여권 일각에서 추진하는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신설을 둘러싼 검찰 반발이 거세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2일에 이어 3일에도 언론 인터뷰를 통해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수사와 기소의 완전 분리를 핵심 내용으로 하는 중수청 설치는 “민주주의의 퇴보이자 헌법정신의 말살”이라는 게 그 요지다. 검찰 수사권이 박탈되면 결국 힘 있는 세력들에게 ‘치외법권’을 주게 된다는 것이다. 이를 막을 수 있다면 “(검찰총장) 직을 100번이라도 걸 수 있다”고도 했다. 배수진을 친 장수의 비장한 각오마저 묻어난다. 잠잠해지는 듯하던 ‘법-검 갈등’이 재연될까 걱정스럽다.

중수청 설치에 검찰과 윤 총장이 격하게 반대하는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고 본다. 현 정부가 밀어붙이는 검찰개혁은 그야말로 속도전을 방불케 한다. 1년이 넘는 격론 끝에 어렵사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출범한 게 불과 한 달여 전이다. 아직 조직 정비도 마무리되지 않았다. 검·경 수사권 조정도 안착됐다고 보기 어려운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부패 선거 경제 등 6대 범죄 수사권을 검찰에서 분리해 중수청을 만들겠다는 것인데 누가 봐도 성급하다. 더욱이 중수청 설치는 우리 형사사법 체계의 뿌리를 흔드는 중대 사안이다. 실제 검찰 수사권이 제한되면 권력형 범죄 등 부패 수사 대응이 약화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우려도 적지 않다. 그렇게 되면 윤 총장의 지적처럼 국민의 일상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충분한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돼야 한다는 얘기다. 민주당과 여권이 유념해서 들어야 할 지적이다.

다만 우려스러운 것은 윤 총장의 수위 높은 정부 여당 비판이 정치적 쟁점으로 비화된다는 점이다. 벌써 그 조짐이 완연하다. 윤 총장의 반발에 국민의힘 등 야당이 추임새를 넣으며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삼권분립 파괴이며 독재국가, 완전한 부패국가로 가는 앞잡이 기구를 만들겠다는 것”이라며 윤 총장과 보조를 함께했다. 국회 논의 과정에서 여야 간 격한 대치가 예고되는 대목이다.

검찰 권한의 비대화와 지나친 권력화는 당연히 막아야 한다. 검찰 개혁이 일정 부분 필요한 이유이고 이는 검찰이 자초한 측면도 있다. 그렇다고 검찰을 무력화하는 것 역시 바람직하지 않다. 국가의 모든 제도는 궁극적으로 국민의 편익을 도모하는 것이라야 한다. 흑묘백묘 가릴 것 없이 정부도, 여당도, 검찰도 이를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한다. 정치적 의도를 배제하면 얼마든지 합리적인 해법을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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