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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총칼’에 ‘통치마’로 맞서다
시위대 방어수단 ‘타메인’ 걸려
군경 ‘빨랫줄 아래 통과’ 꺼려
전통 통치마 ‘타메인(Htamain)’ [로이터]

미얀마에서 쿠데타를 일으킨 군부의 총칼에 맞서 시위를 벌이고 있는 이 나라 국민들 사이에서 ‘타메인(Htamain)’이 새로운 방어·저항수단으로 등장했다. 타메인은 미얀마 여성이 입는 전통 통치마다.

7일(현지시간)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미얀마 수도 양곤의 양킨 구(區) 등에선 시위 진압에 나선 군경(軍警)에 대항하기 위해 방패를 들고 있는 시위대 인근엔 빨랫줄에 걸려 있는 타메인이 걸려 있는 모습이 곳곳에서 눈에 띈다. 이는 미얀마에서 예로부터 내려오는 미신을 토대로 시위대를 지키기 위한 바람이 담긴 것이다.

‘타메인을 걸어놓은 빨랫줄 밑을 통과하면 분(Bhun)을 잃는다’는 주술의 효과를 기대하는 셈이다. ‘분’은 미얀마 말로 행운·영향력·권력·영광 등을 뜻한다.

군경이 마을에 진입하는 걸 지체시켜 시위대가 피할 시간을 벌겠다는 의도다. 군경은 실제로 타메인을 제거한 뒤 진압에 나서고 있다.

타메인 시위는 쿠데타 규탄 시위 국면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는 여성의 영향력을 상징하기도 한다.

미얀마 사람들은 빨래를 널 때도 타메인을 제일 아래 널도록 배운다고 한다. 그만큼 여성에 대한 인식이 낮았다는 방증이다.

역사적으로 전쟁을 많이 한 탓에 남성 우위 사회인 미얀마는 그러나 현대에 들어 가정 중심이 되면서 여성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쿠데타 이후 미얀마 전역에서 이어지고 있는 시위에서도 남성과 여성의 참가 비율이 거의 비슷할 만큼 여성의 참여가 많다. 시위에 나선 여성의 연령도 여고생부터 주부까지 다양하다.

특히 ‘잘 될 거야(Everything will be OK)’라는 문구가 새겨진 티셔츠를 입고 시위에 참여했다 최근 군경 총격에 사망한 ‘태권 소녀’ 치알 신(19)이 시위 도중 동료를 먼저 챙겼고,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장기 기증을 서약했던 점 등이 알려지며 민주주의를 열망하는 상징으로 떠오르기도 했다. 홍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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