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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토바이 말고 킥보드!” 시속 60㎞ 역주행 ‘막장 배달’
[출처=유튜브 채널 ‘플랫폼노동자 재이TV’]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오토바이만 문제냐! 킥보드도 신호 위반·역주행 ‘막장 배달’ 넘친다!”

전동 킥보드를 사용하는 일반인 배달 라이더들의 ‘무법 질주’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 인도 주행, 신호 위반은 물론 ‘역주행’까지 서슴지 않는다. 일각에서는 불법 개조로 시속을 70~80㎞까지 늘린 전동 킥보드까지 거래 된다. 폭증한 배달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업계가 일반인 라이더와 운송 수단을 늘렸지만, 규제와 안전 의식은 미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한 유튜브 채널에는 배달 가방을 멘 채 도로를 ‘역주행’하는 ‘킥보드 라이더’의 사례가 공유됐다. 해당 라이더는 정지 신호를 무시하고 횡단 보도를 보행 중인 보행자 사이를 거칠게 가로질렀다. 이어 버스 전용 차선으로 진입, 방향을 무시하고 역주행까지 감행했다.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우려가 있는 아찔한 상황이다. 배달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요즘 배달 킥보드 운전 너무 위험하다. 진입 장벽이 낮아지면서 배달 질은 물론 교통 사고도 느는 것 같다”, “뭐가 쌩하고 지나가길래 봤더니 전동 킥보드였다. 시속 60㎞는 돼보였다” 등 ‘배달 킥보드’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높아지고 있다.

[출처=유튜브 채널 ‘플랫폼노동자 재이TV’]

전동 킥보드는 주로 일반인 라이더들이 애용하는 운송 수단이다. 배달업계는 급증한 배달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도보, 자전거, 전동 킥보드, 자가용 등을 활용한 ‘일반인 배달’을 늘리는 중이다. 배달의민족 ‘배민 커넥트’, 쿠팡이츠 ‘쿠팡이츠 파트너’가 대표적이다. 배달대행업체 ‘부릉’ 또한 지난해 11월 자전거, 전동 킥보드로 배달을 할 수 있는 ‘부릉 프렌즈’를 선보였다. 특히 킥보드는 도보와 함께 2㎞ 이내 단거리 배달이 주로 배차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다, 도보·자전거 대비 체력 소모도 적어 일반인 라이더들로부터 인기가 높다.

업계도 ‘킥보드 라이더’ 확대에 적극적이다. 배달의민족은 이달 말까지 킥보드·자전거 배달 커넥트가 계정 생성 후 7일 내 첫 배달 완료 시, 3만원의 보너스를 지급한다. 도보 커넥터의 경우 1만원을 지급한다. 쿠팡이츠는 공유 전동 킥보드 업체 ‘빔’을 이용해 배달을 할 경우, ‘빔’ 이용에 쓸 수 있는 포인트 2만 점을 제공하기도 했다.

문제는 전동 킥보드가 최근 2~3년간 급성장, 관련 규제와 시민 의식이 성숙돼있지 않아 ‘막장 배달’이 심심치 않게 발생한다는 점이다. 킥보드 배달 라이더들의 상당수가 배달 경험이 많지 않은 초보라는 점도 위험을 높인다.

지난해 규제가 완화되면서 만 13세 이상이면 면허가 없어도 전동 킥보드 운행이 가능해졌다. 배달의민족과 부릉은 면허 소지자만 킥보드 배달이 가능하도록 했지만, 쿠팡이츠는 별도 확인 절차를 거치지 않고 있다. 전동 킥보드는 오는 4월부터는 16세 이상 원동기 면허 이상을 보유해야 운행이 가능하도록 관련 법이 개정된 상태다.

불법 개조로 제한 속도를 높인 전동 킥보드도 거래되고 있다. 업계는 배달 가능한 킥보드의 종을 시속 25㎞ 이내·최고 정격 출력 11㎾로 제한 중이다. 하지만 전동킥보드 판매점에서는 보조배터리 추가, 속도제한 장치 제거 등 방식을 통해 암암리에 개조를 해주고 있다. 서울의 한 매장 업주는 킥보드 구매 의사를 밝히자 “25만원이면 속도를 올려주겠다”는 제안을 했다. 중고판매 사이트에서도 속도제한을 푼 전동킥보드 판매 글 다수를 볼 수 있다. 속도를 높여 배달 건수를 높이기 위한 꼼수다. 배달 관련 커뮤니티에는 개조된 킥보드로 배달하는 사례를 지적하는 게시물이 올라온다.

park.jiye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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