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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게 맞는 스타일 제안에 저녁까지 배달…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진화[언박싱]
커머스에 배달·OTT 등 서비스 탑재
내가 힘들면 빌려서라도…전략적 협력으로 돌파
그래도 모자르면 M&A “수 천억대 매물 인기”
온라인 쇼핑 이미지. [123rf]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스타트업들의 놀이터였던 이커머스 시장이 유통 대기업은 물론, 빅테크(Big Tech) 기업까지 합세하면서 전선이 넓어졌다. 덕분에 시장 경쟁이 과열되며 ‘갈대와 같은’ 소비자 마음을 잡기가 더 어려워졌다.

이에 따라 가격과 배달 경쟁만 하던 이커머스 업체들은 음식 배달에 동영상, 홈케어 등 다양한 서비스를 자신의 플랫폼에 탑재하기 시작했다. 고객들이 원한다면 뭐든 할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진화하는 모습이다. 자신이 제공하지 못하는 서비스가 있다면 경쟁사와도 적극 손을 잡고, 이 마저도 힘들면 기업 인수·합병(M&A)을 통해 빈자리를 메우고 있다.

배달에 동영상 서비스까지 “우리 앱에서 다 해결”
배달 서비스 이미지 [123rf]

쿠팡이 지난 2019년 5월 음식 배달서비스 ‘쿠팡이츠’를 시작할 때 고개를 갸웃거리는 사람들이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갸웃’보다 ‘끄덕’이는 사람이 더 많다. 쿠팡은 물론 위메프, 네이버 등 여러 온라인 쇼핑몰들이 관련 서비스를 모두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배달 시장의 강자인 ‘배달의 민족’은 편의점 배달 서비스와 유사한 ‘B마트’를 운영하기도 한다. 업권 간의 경계가 사실상 허물어진 셈이다.

최근 업계에서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서비스는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다. 네이버가 유료 멤버십인 ‘플러스 멤버십’ 고객들에게 제한적인 음원 및 동영상 서비스를 제공하자 쿠팡은 무제한 동영상 서비스인 ‘쿠팡 플레이’로 맞불을 놨다. K쇼핑도 자사 앱에 ‘K플레이’ 탭을 만들어 자사 사업부가 유통시키고 있는 명작 영화와 해외 인기시리즈, 애니메이션 등의 콘텐츠를 무료로 제공 중이다. SK텔레콤도 아마존과의 협력관계를 바탕으로 11번가에 OTT 서비스를 제공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밖에 쿠팡은 택배업 진출을 위해 최근 택배사업자 면허를 재취득했고, 중고차 사업을 위해 상표권 ‘쿠릉’을 등록했다. GS리테일은 GS샵과의 흡수 합병을 진행하면서 물류 분야의 시너지를 위해 배달 대행 앱인 ‘부릉’을 운영하는 메쉬코리아 지분을 일부 인수하기도 했다.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로…거침없는 ‘합종연횡’
[각 사 취합]

서비스의 확장을 위해서라면 경쟁사와의 제휴도 서슴치 않는다. 네이버가 CJ, 신세계 등과 반(反) 쿠팡 연대를 꾸린 것이 대표적이다.

네이버는 지난해 12월 CJ그룹과 6000억원 규모의 지분 맞교환을 통한 전략적 제휴를 체결한 데 이어 지난 3월에는 신세계그룹과도 2500억원의 지분 맞교환을 진행했다. 네이버는 CJ그룹과는 동영상 콘텐츠로, 신세계그룹과는 온라인 쇼핑몰로 경쟁하는 사이다. 하지만 삼자 동맹을 통해 네이버의 커머스 사업에서 가장 약한 부분이었던 물류는 물론, 동영상 콘텐츠까지 강화할 수 있었다. 그간 감히 하지 못했던 신선식품 배송도 시도할 수 있게 됐다.

SK텔레콤의 자회사인 11번가는 모기업의 도움으로 아마존과 손을 잡기도 했다. 아마존은 세계 최대 이커머스 업체로, 쿠팡이 벤치마크 하는 업체로 유명하다. 업계에서는 양사의 협력을 ‘독이 든 성배’로 표현하기도 했지만, 11번가는 아마존과의 협력 관계를 적극 활용해 ‘만년 3위 그룹’의 딱지를 뗀다는 전략이다. 11번가에 아마존 직구 서비스를 도입하는 한편, 모기업 차원에서도 클라우드 서비스와 유무선 통신서비스, 기업용 AI(인공지능) 등에 협력할 가능성이 크다.

부족한 ‘디지털DNA’는 M&A로 메운다
[123rf]

신규 서비스를 도입하고, 경쟁사와의 협력으로도 만족할만한 서비스 제공이 어렵다면 기업 M&A도 과감하게 나서는 추세다. 특히 충분한 유통 및 물류 인프라에도 불구하고 네이버, 쿠팡 등을 따라잡기 버거운 롯데, 신세계 등 유통 대기업들이 부족한 ‘디지털 DNA’를 채우고자 M&A에 적극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롯데쇼핑은 오프라인 사업에 대해 몸집을 줄이는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지만, 온라인 사업에 대해선 그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인수 기업을 알아보는 등 적극적이다. 이에 최근 시장에 매물로 나온 온라인 기업들을 모두 인수 가능 대상으로 올려놓고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일부 투자자들과 함께 중고나라를 1150억원에 인수했다. 이들 중 전략적 투자자는 롯데쇼핑 하나고, 롯데가 나머지 재무적 투자자의 지분을 인수할 수 있는 권리까지 확보한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롯데가 중고나라를 인수한 것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신세계는 네이버와의 전략적 제휴와 별도로 ‘W컨셉’이라는 패션 전문 온라인몰을 2000억원대에 인수했다. 이와 함께 롯데쇼핑, SK텔레콤 등과 함께 5조원 규모의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출사표를 던진 상황이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이커머스 업계는 그야말로 춘추전국시대라 할만큼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며 “최근에는 집토끼는 잡고 산토끼는 더 확보하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탑재한 플랫폼으로 거듭나고 있다”고 말했다.

carri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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