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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낙연 “소 잡는 칼 달라” 이재명 측 “닭이라도 잡아봤나”…‘與 원팀’의 현실[정치쫌!]
‘원팀 협약식’에도 與 내부 설전은 오히려 더 격해져
네거티브 공방 속 이재명ㆍ이낙연 지지율 동반 하락
제재 방법 마땅치 않은 당 지도부도 ‘네거티브 속앓이’
이재명(왼쪽),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후보가 지난 28일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 MBN스튜디오에서 MBN과 연합뉴스TV 공동주관으로 열린 본경선 1차 TV토론회에 앞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위한 본경선을 시작한 더불어민주당이 내홍 탓에 몸살을 앓고 있다. 주요 여론조사에서 1, 2위를 기록하고 있는 이재명 후보와 이낙연 후보 간의 설전이 위험 수위를 넘자 당 지도부가 나서 ‘원팀’을 강조했지만, 양측의 공방전은 오히려 더 격화하는 모양새다.

이재명 후보 ‘열린캠프’의 현근택 대변인은 “이낙연 후보는 닭이라도 잡아보았는지”라며 “국회의원 4선을 하는 동안 민생입법과 개혁입법에 기여한 것이 무엇이 있느냐”고 이낙연 후보를 강하게 비판했다.

앞서 이낙연 후보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그동안 한 일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닭 잡는 칼과 소 잡는 칼은 다르다”고 답했다. 이재명 후보가 국회 경험이 없고, 당대표와 국무총리 등 중앙정치 경험이 없다는 점을 에둘러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현 대변인은 “국회의원은 몇 번 했는지가 아니라 민생입법에 얼마나 기여했는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남지사를 할 때 시민단체 공약이행 평가에서 전국 꼴찌를 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공천만 받으면 당선이 되는 지역에서 측근들이 무리하게 당비를 대납하면서까지 당선이 됐으니 성과가 없는 것 아니냐고 질문하는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본경선 전부터 공방이 이어졌던 고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참여 논란도 다시 불거졌다. 현 대변인은 “노 대통령 탄핵 추진 세력과 함게 행동했으면서도 반대표를 행사했다는 핑계로 정치생명을 유지하면 뭐 하냐”며 “지금이라도 반성하고 사과하는 것이 떳떳한 정치인의 자세”라고 지적했다.

반면, 이낙연 측은 이재명 후보의 ‘백제 발언’ 논란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이낙연 캠프 오영훈 수석대변인은 “낡은 지역주의에 빠진 발언 하나를 덮기 위해 수도권과 지방의 불균형 문제를 꺼냈다”라며 “지역주의 프레임은 우리 사회의 상처인데, 이를 이용한 이재명 지사의 ‘백제 발언’은 참 아프다. 이런 후보가 대한민국의 지도자가 된다면 어떻게 될지 상상만으로도 아찔하다”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이처럼 이재명 후보와 이낙연 후보의 설전은 날이 갈수록 격화하는 모양새다. 앞서 당 지도부는 양측의 네거티브 공방이 도를 넘자 지난 28일 6명의 본경선 후보를 모두 모아 ‘원팀 협약식’을 진행하는 등 중재에 나선 모양새다. 경선 과정에서 네거티브가 심해질 경우, 본선 경쟁력까지 위협받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원팀 협약식 이후에도 양측의 공방전이 오히려 거세지며 당 지도부는 곤혹스럽다는 반응이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네거티브를 제재할 방법이 없다. 후보들이 알아서 자제해야 하는 문제인데, 상황이 의도대로 흘러가지 않아 걱정”이라며 “중앙당 선관위가 캠프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할 때마다 주의를 주고 있는데, 후보들 역시 답답해하기는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양측의 네거티브가 역효과를 보이고 있다는 것은 지지율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엠브레인퍼블릭과 케이스탯리서치, 코리아리서치, 한국리서치 등 4개 여론조사기관이 지난 26~28일 1003명을 대상으로 합동 조사한 전국지표조사(NBS)에서 이재명 후보는 25%, 이낙연 후보는 12%를 기록했다. (표본오차는 95%±3.1%p)

지난주와 비교하면 이재명 후보와 이낙연 후보 모두 지지율이 2%p씩 낮아졌는데, 백제 발언 후폭풍으로 호남 지지율이 하락한 이재명 후보뿐만 아니라 지지율 격차를 좁히던 이낙연 후보 역시 상승세가 정체기에 접어든 모양새다. 이 때문에 양측 캠프 내부에서는 “네거티브 역효과가 나오기 시작했다”라며 이제는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이재명 후보는 지난 29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원팀 협약 직후 바로 네거티브 공격을 시작한다. 황당할 정도로 답답하다”며 불만을 쏟아냈고, 이낙연 후보 역시 같은 날“서로 자제해야 하고 저 또한 신중해야 한다는 선에서 매듭지어지기를 바랐는데 결과는 그렇게 안 됐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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