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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별기고] 바이오 도약 초석은 바이오텍·CRO·CDO ‘상생’

바이오신약 개발은 오케스트라가 하나의 멋진 교향곡을 완성해 가는 과정에 비유되곤 한다. 다시 말해 바이오신약 개발의 전(全) 주기에 관련된 전후방 산업의 촘촘한 연결과 과정이 완결성을 구비해야 신약 개발에 성공할 수 있다는 뜻이다.

국내에선 2017년부터 ‘제2의 바이오벤처 붐’이 일어나면서 큰 폭의 창업기업 수 증가와 기술수출 등 눈에 띄는 성과가 나오기 시작했. 또한 신약 후보물질 발굴 단계를 거쳐 세포주, 생산공정 개발, 임상물질 생산, 안전성·유효성 평가 및 임상연구를 통해 상업화 가능성을 구체화하는 단계까지 성장했다. 하지만 문제는 많은 바이오벤처가 개발 중인 신약 후보물질의 상업화를 위한 충분한 자원과 자체 개발역량을 갖추고 있지 못하다는 점이다. 이렇다 보니 바이오벤처들은 연구·개발(R&D) 단계의 일부 또는 전 과정을 CDO·CRO에 위탁해 활용하는 것이 필연적이다.

결국 국내에선 CDO·CRO가 ‘신약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으로 자리 잡았고 이들은 실질적인 공동개발자 지위에서 고객사를 돕고 바이오신약 개발의 중추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해외 CDO·CRO업체에 R&D 과정을 의존하고 있는 국내 바이오벤처들은 언어·시차·장소 등 여러 제약에 따라 신약 개발이 지연되거나 해외 업체의 높은 용역비용 및 로열티 요청에 따라 경제적인 측면에서 난항을 겪고 있다. 신약 개발의 경제성과 적시성을 확보하기 위해 국내에 경쟁력 있는 CDO·CRO 육성이 필요한 이유다.

필자가 창업한 지아이이노베이션은 국내 CDMO와 긴밀한 협력을 통해 좋은 성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현재 개발 중인 면역항암제 ‘GI-101’은 세포주 개발, 공정 개발, 임상시료 생산을 국내 CDMO에서 진행하며, 중국 10대 혁신 제약기업인 심시어에 약 9000억원 규모의 기술수출 성과를 냈다. 이와 함께 식약처와 미국 FDA의 IND 승인을 받고 임상1·2상에 진입한 후 임상시험이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이처럼 바이오벤처들의 신약 후보물질에 대한 임상 승인 신청까지 돕는 CDO·CRO의 역할은 국내의 혁신적인 바이오벤처의 성장과 바이오산업 확장에 중요한 축으로 자리 잡게 될 것이다.

이에 정부의 지속적인 관심과 조세정책 개편을 통해 이들의 동반 성장을 가속화해야 한다. 현재 조세정책에서는 바이오벤처가 CDO나 CRO에 대한 위탁 R&D비용이 발생하더라도 상업생산 이후 과세소득이 발생하는 시점까지 조세 감면 혜택을 누릴 수 없으며, CDO나 CRO 역시 현행 규정상 조세 감면 혜택이 원천적으로 배제돼 용역 원가 절감 등의 혜택을 못 받기 때문이다.

국내 다수의 바이오제약기업이 해외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해 수조원 규모의 경제적 성과가 창출되면서 ‘바이오벤처 붐’에 이은 ‘K-바이오 붐’을 이끌고 있다. ‘K-바이오 붐’의 지속적 성장을 위해 바이오의약품 R&D 인프라의 큰 축을 담당하고 있는 국내 바이오제약 CDO·CRO업체들에 대한 조세 감면 혜택이 적극적으로 검토돼야 할 때다. 발 빠른 정책 보완으로 국내 신약 개발 전 주기의 모든 전후방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고 ‘K-바이오 붐’을 이어나갈 수 있게 되길 기대해본다.

장명호 지아이이노베이션 의장·CSO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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