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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고유가·고환율·고물가 ‘3고(高)’ 시대가 다시 온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도 2.6% 상승이다. 지난 4월 이후 5개월 연속 2%를 훌쩍 넘기고 있다. 정부는 하반기엔 물가가 잡힐 것이라지만 믿기 어렵다. 오히려 연간으로도 2%를 넘길 가능성이 크다. 그럼 9년 만의 일이다. 앞으로도 상승할 요인들만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여름 폭염이 가시자마자 가을장마가 찾아와 농산물 가격은 상승 불안 속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실정이다. 여기에다 오는 6일부터 5차 재난지원금 지급이 시작돼 시중에 돈이 풀리면 물가 상승 압력은 늘어난다. 이미 시중에 돈은 풀릴 대로 풀린 마당이다. 매달 사상 최고점을 찍는 집값과 거기에 연동된 전월세 가격 상승도 하루 이틀에 잡힐 일이 아니다.

무엇보다 심상찮은 게 기름값이다. 먹거리와 기름값이 8월 물가상승률 2.6% 중 1.48%포인트를 차지한다. 절반이 넘는다. 특히 석유류 물가는 국제유가 상승의 영향으로 전년 동월 대비 21.6% 올랐다. 전 품목 가운데 상승폭이 가장 크다. 휘발유는 20.8%, 경유는 23.5%나 급등했다. 연초 리터당 1300원 선이던 주유소 휘발윳값은 지금 1600원대에서 1700원을 바라본다. 당연히 기름값의 영향을 받는 공업제품도 가격이 3.2%나 올랐다.

국내 기름값은 국제유가와 직결된다. 지금 국제유가는 뚜렷한 상승세다. 연초 배럴당 50달러 선에서 거래되던 원유 가격은 지금 70달러를 바라본다. 2일에도 OPEC 플러스(+) 산유국들이 기존 감산 완화 규모를 유지하고 재고도 줄었다는 소식에 상승세다. 유가에 영향을 미치는 또 다른 요인이 환율이다. 모든 수입물가는 환율로 최종 결정된다. 지난 연말 1090대였던 환율은 올해 초 1100원을 훌쩍 넘기더니 지금은 1170원을 오르내린다. 미국의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으로 달러의 선진국 환류는 기정사실이고 당분간 계속 강세일 수밖에 없다. 이미 국내의 외화예금은 줄어들고 있다.

한국 경제의 성인병과도 같은 고환율·고유가·고물가의 그림자가 짙어지고 있다. 십수년 만에 ‘3고(高) 시대’가 다시온다. 돈 풀기로 넘쳐난 과잉 유동성에 국제유가 상승, 강 달러 추세까지 겹쳐 물가상승 압력은 여전하다. 이제 금리마저 인상의 시동을 걸었다.

그래 봐야 2% 물가이고 1%도 안 되는 금리라고 볼 일이 아니다. 경제는 상대적이다. 1990년대까지 산업화 성장기에 물가상승률 10%는 예사였다. 산업이 고도화된 지금은 2%를 넘기면 고물가다. 잠재성장률이 2%인 마당에 은행의 대출금리 4%는 결코 낮지 않다. 경제의 충격은 서서히 오지만 파괴력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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