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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귀담아들어야 할 금감원장의 ‘퍼펙트스톰’ 경고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이 28일 외환·주식·부동산시장의 ‘퍼펙트스톰’ 가능성을 언급했다. 지난 8월 취임사에 이어 벌써 두 번째다. 그만큼 금융 리스크가 커져간다는 예기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은 29일부터 매주 수요일 ‘대내외 리스크 상황점검 태스크포스(TF)’를 가동, 금융시장 및 외화유동성 상황 등을 점검하기로 했다. 군대로 보면 비상경계태세에 들어간 셈이다. 아직은 발언에 국한된 선제적 대응 수준이지만 언제든 실질적 조치로 이어질 수 있다. 외환·주식시장은 물론 부동산과 가상자산시장까지 경제 전반에 거품이 빠지는 일은 시간의 문제일 뿐 기정사실이기 때문이다.

경고는 사전에 날려야 의미가 있다. 정 원장의 퍼펙트스톰 발언을 귀담아들어야 하는 이유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금리인상 필요성을 처음으로 언급한 게 지난 5월이다. 발언 직후 “금리 결정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업무”라며 한 발 물러서는 해프닝도 있었지만 서너 달이 지난 현재 금융 당국은 그의 말대로 움직이고 있다. 연준은 지난 22일 조만간 테이퍼링을 시작하고 금리인상 시기도 이르면 내년으로 빨라질 수 있다고 공식 발표했다. 옐런의 발언이 자금 공급 축소(테이퍼링)에 앞서 시장 충격을 줄이기 위한 의도였음을 이제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

국내에서도 마찬가지다. 경고 이후 몇 달이 지나면 조치가 나온다. 시장 상황이 대응 조치를 불가피하게 만드는 것도 사실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올 들어 다양한 용어와 표현을 써가며 저금리와 물가의 문제점들을 언급했고 결국 지난달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렸다. 그는 “금통위원 전부가 금리의 추가 인상에 대해 서둘러서도, 지체해서도 안 된다는 입장”이라며 올해 중 한 번 더 인상할 가능성도 열어뒀다. 이미 시중 실세 금리는 기준금리 인상폭의 몇 배에 달하는 수준으로 치솟는 중이다. 미 연준의 테이퍼링 확인만으로도 국내에 미치는 영향이 이 정도인데 실제로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진폭은 더 클 것으로 보는 게 맞다. 미국으로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달러가 몰려가면 환율과 외환시장도 요동을 친다.

현재 글로벌 금융시장은 살얼음판이다. 각국의 증시는 폭락과 회복이 반복되고 최근엔 미국의 집세 체납이 늘어나며 제2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우려까지 나온다. 테이퍼링 현실화에 시장이 반응하는 것이다. 빚내서 주식 투자하고 부동산을 사들이는 일을 멈추라는 경고는 이미 지나간 얘기다. 지금 나오는 경고는 출구 전략에 나서라는 것이다. 시장이 비관적으로 바뀌면 폭락은 삽시간이다. 그건 경고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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