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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비즈] 항공 회복, 글로벌 협력에서 답을 찾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우리 삶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감염을 최소화하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지금까지 당연하게 생각해왔던 만남과 여행은 어느새 특별한 일이 됐다. 일하고 공부하고 살아가는 모든 삶의 방식에서 이제는 언택트(비대면)와 온택트(온라인+비대면)가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이처럼 사람들의 이동이 멈추면서 지난 수십년간 국가 간 경계를 없애고 도시 간 교류를 넓혀온 항공산업은 전례 없는 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해 3월 세계보건기구의 코로나19 팬데믹 선언 이후 전 세계 하늘길이 막히면서 하늘에 떠 있어야 할 수많은 항공기는 공항에 멈춰 섰다. 우리나라와 직항 노선이 있던 45개 국가 중 20개 나라가 입국 금지 조치와 해외방문객의 자가격리를 의무화했다. 이로 인해 지난해 국제선 이용객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보다 약 85% 감소했다. 여행객들로 붐볐던 공항은 한산해졌다. 조종사를 비롯한 항공산업 종사자들은 장기휴직이나 해고 등의 어려움과 마주하고 있다. 관광산업 등 항공과 밀접한 파생산업 역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일부 항공사는 여객기를 화물기로 개조하는 등 발 빠른 대응으로 적자를 줄여나가고 있다. 정부도 고용유지지원금, 공항시설 사용료 감면 등을 통해 항공업계를 지원하고 코로나 방역 우수 국가들과 검역 절차를 간소화하거나 면제하는 ‘트래블 버블(여행안전권역)’을 추진하는 등 항공운송량 회복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러나 상대 국가를 오가며 사람과 물자를 실어나르는 항공산업 특성상 어느 한 국가나 기업의 노력만으로는 항공산업이 원래의 위상을 되찾기는 어렵다. 세계 각국이 힘과 의지를 모아 방역을 이유로 굳게 닫았던 국경을 개방해야만 항공산업은 비로소 팬데믹이라는 긴 터널을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항공 회복을 위해 전 세계가 함께 대응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런 의미에서 유엔 산하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주관으로 10월 12일부터 열흘간 진행될 ‘코로나19 대응 고위급회의’는 항공산업이 잠시 접고 있던 날개를 다시 펴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세계 193개국 장관급 대표가 참석해 ‘팬데믹 이후의 항공 회복과 지속을 위한 하나의 비전’을 주제로 공동의 협력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기 때문이다.

이번 고위급회의에서 코로나19 사태로부터 일상의 단계적 회복을 준비하고 있는 우리의 경험을 공유할 계획이다. 트레블 버블 도입 추진 현황과 손등 정맥을 활용한 비접촉 생체인식 출입국 시스템 등 우리나라의 정책을 국제사회에 알리고, ICAO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항공외교 역량을 발휘할 것이다. 아울러 항공산업의 지속적인 발전과 국가 간 이동을 활성화하기 위한 공동선언문 논의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우리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영국의 2파운드 동전 테두리에는 ‘거인의 어깨에 올라서서(Standing on the shoulders of giants)’라는 글귀가 있다. 경험을 통한 새로운 생각과 더 멀리 내다보는 안목의 중요성을 표현한 말이다. 대한민국 항공산업은 이미 사스, 글로벌 금융위기, 메르스 등과 같은 위기를 극복하면서 항공수송 실적 세계 7위의 항공강국으로 성장했다. ICAO와 국제사회가 글로벌 항공 네트워크의 일원으로 성장할 수 있게 어깨를 내어준 덕분이다.

이제는 세계 각국이 더 넓은 세상을 바라볼 수 있도록 우리의 어깨를 내밀어 도와주고 또 협력하고 의지하면서 항공산업의 더 큰 발전을 이뤄가고자 한다. 이번 ‘코로나19 대응 고위급회의’에서 지구촌 항공산업이 회복을 넘어 비상의 날갯짓을 힘차게 시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황성규 국토교통부 2차관

m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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