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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일상이 된 고물가, 커지는 스태그플레이션 공포

고물가가 일상화되고 있다. 6일 통계청이 발표한 9월의 소비자물가상승률도 2.5%다. 지난 4월부터 6개월 연속 2% 중반대의 상승이다. 지난 2009년 이후 10여년 만의 일이다. 그마저도 공공요금 인상은 최대한 억제된 지표다. 이 정도만으로도 충분한데 4/4분기에도 물가는 상승 요인투성이다. 정부의 연간 물가상승 목표치 1.8%는 벌써 물 건너 갔다. 이제 2% 중반의 물가상승은 상식에 속한다. 한국만의 문제도 아니다. 영국은 3%를 넘어 20년 만의 최고 물가상승을 기록했고 독일은 28년 만에 4% 물가를 경험했다. 유로존 전체가 비슷하다. 미국은 말할 것도 없다. 이제 전 세계에서 인플레이션은 기정사실이다.

상황이 이쯤 되니 정부는 민간 금융을 죌 수밖에 없다. 이미 가계부채의 심각성은 도를 넘어 거품 붕괴의 뇌관이 됐다. 지난 8월의 기준금리 인상은 그런 고육책이었고 올해 중 추가적인 인상에 나설 가능성도 크다.

성장만 좋다면 약간의 물가상승은 불가피하다. 하지만 성장은 불안투성이다. 하반기 들어 산업활동동향은 뚜렷한 추세를 보인다. 산업생산과 소비,투자의 침체 분위기가 심심찮게 나타난다. 가장 최근인 8월의 지표도 트리플 감소다. 코로나19의 영향이 그만큼 심각하다. 정부는 수출 호조를 이유로 올해 4%의 성장을 자신하지만 엄청난 재정을 쏟아부은 걸 고려하면 근력의 증진 없는 약물 투입 효과로 봐야 한다.

결국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의 물가상승)의 공포가 현실화되고 있다. 최선의 치료제는 생산성 향상이지만 아무 관련 없는 부동산 폭등과 원자재 가격 상승이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 여기에다 민간은 물론이고 정부와 공기업까지 부채가 누적된 상황이다. 지난해는 무시한 채 올해 실적만을 기준으로 과도한 임금인상을 요구하는 귀족노조도 있다. 세계의 공장인 중국의 전력난에서 촉발된 세계 공급망 생태계의 붕괴 현상까지 나온다. 모든 것이 한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이미 자산시장의 위축 현상이 나타난다. 그건 스태그플레이션의 방아쇠다. 미국은 지난 8월부터 테이퍼링으로 유동성 축소를 선언했고 그 이후 미 증시는 대폭 하락과 소폭 반등을 거듭하는 중이다. 국내에선 6개월 만에 주가지수 3000선이 붕괴됐다. 심지어 정부는 내년도 증권거래세가 거의 10%가량 감소할 것으로 추정해 예산을 짰다. 하락장을 전제로 했다는 얘기다.

물론 정부는 위기의 연착륙 방안을 고민 중일 것이다. 하지만 그건 충격 완화 방안일 뿐 방지대책이 아니다. 실제 대비는 개인 각자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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