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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국의 한류’ 현지인 전도사들..K팝 아카데미 10년
주영 한국문화원 ‘강남스타일’ 때 운영 개시
한류확산 주역 된 졸업생 재회의 날 행사도
윤여정 조크 ‘고상한척’ 영국민 K팝에 열광
행사내내 웃음,감동..계획 말할땐 사뭇 비장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아카데미 수상자 윤여정의 말 대로 고상한 척 하는(snobbish) 영국인들 사이에 K팝열풍이 일었던 것은 샤이니와 2NE1 부터였다. 지금부터 10여년전쯤이다. 당시에는 청소년-대학생 동아리 중심이었다.

불을 지핀 것은 9년전 싸이의 ‘강남스타일’이었다. 영국내 K팝이 대중화하는 계기였던 것이다. 지금영국에서 K팝은 영국팝, 미국팝 못지 않은 인기를 구가한다. 한국 드라마, 한국 발효식품, 한국 영화, 한국 만화, 한국 패션과 뷰티, 한국 전자제품에 이르기까지 한류의 확산세는 전방위적이다.

영국내 K팝 인기는 짐짓 고상한 척 하는 자세 때문이었는지 프랑스 보다 약간 늦다. 그럼에도 영국은 이제 K팝과 한류에 열광하는 상위권 나라가 됐다. 한류를 확산시키는데에는 주영국 한국문화원(원장 이정우)의 K팝 아카데미 졸업생들이 큰 기여를 했다.

주영한국문화원 K팝 아카데미 10주년 기념행사

지난 4일 주영한국문화원이 주최하는 K팝 아카데미 10주년 기념식에선 현재의 아카데미생과 그간의 졸업생들이 재회하는 이벤트도 열렸다. 낮선 곳에서 고향사람 만난 듯 기쁜 표정들이었다.

올해까지 총 600명의 졸업생을 배출한 K-팝 아카데미는 10주 문화교육 프로그램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졸업생들은 한국문화에 대한 깊은 이해와 함께 영국 내 한류 확산 주역으로 활동하고 있다.

영국 K팝 아카데미는 지난 2012년부터 매년 봄·가을 30명씩 선발해 진행되어 온 10주 문화교육 프로그램이다. 그해엔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영국을 강타했고, 싸이의 옥스포드대 강연 및 공연에서는 폭발적인 반응이 나왔다. 싸이를 포옹하고 우는 옥대생, 수백명 옥대생들의 말춤 떼춤이 지구촌의 화제가 되기도 했다.

K팝 아카데미엔 옥대 교수도 있다. 옥스퍼드 및 케임브리지 대학교 교수, 셰프, K팝 안무가 등 영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분야별 전문가를 초청해 매주 전통문화와 현대문화를 종합적으로 소개해 왔다.

특히 지난 10월부터 10주간 진행한 제20기 K팝 아카데미는 최근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받았던 드라마 ‘오징어 게임’과 영화 ‘기생충’과 연계한 한국어와 영화사 수업을 마련해 큰 호응을 받기도 했다.

주말인 지난 4일 진행된 졸업생 재회의 날 행사는 코로나19로 인해 예방 수칙을 사전 고지하고 150명으로 정원을 제한했다. 참석 접수자 중 10년 전 참여한 제1기 학생들이 약 20%를 차지했으며, 졸업 후에도 K-팝 아카데미에 대한 열띤 애정을 엿볼 수 있었다.

졸업식 재회의 날 행사에는 약 8년 간 K팝 아카데미 강사로 활동한 한국전 참전용사 패릿 준장(Brian Parritt CBE Brigadier (retired))이 특별 게스트로 참석하였다. 패릿 준장은 한국전쟁 당시에 대한 기억과 함께 한국 근대사를 강의해왔다.

졸업생 중 영국 한류 확산 주역으로 활동해온 졸업생에 대한 시상식, 한식 리셉션과 멋글씨 한글이름 써주기, 영국 왕립음악원 출신의 현악 4중주단 및 영국에서 활동하는 가야금 연주자, 싱어송라이터 및 K-팝 DJ의 축하 공연이 이어졌다.

K팝 아카데미가 처음 출범한 2012년은 싸이의 ‘강남스타일’ 등으로 영국에 K-팝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지던 시점이다. 당시 K-팝 등으로 시작된 수강생들의 관심을 한국문화 전반으로 확대하기 위해 기획되었다.

학생들은 10주간 수업을 통해 체험워크숍에 함께 참여하며, 매주 관련 주제에 대한 숙제를 제출한다. 10주 수업 후에는 한국 관련 학업을 시작하거나 한국에 취직하는 등 다양한 방면으로 한국에 대한 애정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졸업생들 간 한류 동아리를 만들어 한류 전도사로 활동하기도 한다. 2020년부터는 K팝 아카데미 졸업생들로 이루어진 한류 동아리 ‘마이웨이브 컬렉티브’가 주축이 되어 온라인 한류축제 ‘한류콘’을 직접 기획·운영하기도 했다.

K팝 아카데미 졸업생이자 한류동아리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닐자 아니발(Nilza Anibal)은 “지난 10년 간 K-팝 아카데미는 학생들이 한국문화를 배우고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영국 전역 한류 애호가들을 이어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면서, “앞으로도 계속적으로 발전해서 영국 곳곳에 한국문화를 지속적으로 알리는 프로그램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졸업생들은 내내 웃음짓고 때론 감동어린 표정을 짓더니, 앞으로의 계획을 공유할 때엔 자못 비장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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