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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기업 탄소감축 부담 줄였다지만 여전히 도전적 목표

윤석열 정부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첫 로드맵을 21일 발표했다.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대비 40% 감축한다는 기존의 목표를 유지한 채 부문별 감축치를 조정했다. 산업 부문은 2018년의 종전안 14.5%에서 11.4%로 줄이고 늘어난 양을 원전 등에서 5.0%포인트 늘려 흡수하도록 했다. 산업계의 부담을 줄이되 탄소저감기술 개발과 국제협력으로 풀겠다는 것이다.

산업계는 다소 숨통이 트였다. 애초 14.5% 감축 목표는 우리 산업구조와 현재 기술력으로는 실현 불가능한 수치로 여겼다. 그것도 2030년 안에 달성해야 한다. 친환경설비와 원료, 연료를 전기로 바꾸는 데 기술 확보와 비용 부담 때문에 목표달성이 쉽지 않다는 우려가 컸다.

대신 산업 부문에서 줄인 양을 다른 부문이 떠안게 됐다. 신재생발전과 해외 부문에서 각각 400만t씩 감축해야 하지만 상황이 녹록지 않다. 이산화탄소 포집 및 활용(CCUS)기술은 완전히 상용화됐다고 보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현재 미국에 견줘 80% 정도인 기술 수준을 2025년까지 미국의 90% 수준까지 끌어올린다고 하지만 쉽지 않다.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재활용하는 기술 역시 걸음마 단계다.

우리나라가 외국 친환경사업에 투자해서 얻는 국제 감축목표도 불확실하기는 마찬가지다. 최근 국내 기업이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매립가스 발전시설’ 건설사업에 참여해 10년간 총 11t 규모 탄소배출권을 확보한 게 전부다. 2020년 유엔에 제출한 총량 목표치가 우리 현실에 비해 너무 높았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2030년까지 탄소 40% 감축안은 물릴 수 있는 게 아니다. 온실가스 감축은 미래 세대를 위한 우리의 책무이기도 하다. 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협의체(IPCC)가 제6차 평가보고서에서 “향후 10년 이내에 지구는 온난화 임계점을 넘을 가능성이 크다”며 밝힌 다급한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여전히 도전적인 목표치지만 업계는 탄소포집, 연료 효율화, 신재생에너지 활용 등 탈탄소 노력을 더욱 경주해야 한다. 혁신적인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 탄소를 줄이는 기술과 산업은 이제 글로벌 스탠더드다. 정부는 속도조절을 통해 업계가 기술 확보에 나설 시간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선진국들이 50~60년에 걸쳐 감축계획을 장기적으로 운용하는 것과 달리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다.

제조업 비중이 높은 우리로서는 이런 전환 과정이 부담이 크고 힘들 수밖에 없다. 산업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지속 가능성을 무너뜨리지 않도록 세심한 탄소감축 설계가 필요하다.

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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