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연봉 줄이고 동결하고...판교 ‘긴축경영’
네이버·카카오 이사보수 한도
30% 이상 대폭 낮춰서 조정
경기 불확실성에 비용 효율화
게임업계 연봉 ‘셀프 삭감’까지
경기도 성남시 판교역 인근에서 직장인들이 거리를 오가고 있다. 임세준 기자

경기 불확실성에 직면한 ‘판교’가 긴축 경영에 나서고 있다. 임직원의 연봉을 낮춰 비용 효율화에 나선 것. 해마다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던 임금 인상률도 둔화되거나 지난해와 동일한 수준에서 멈추는 곳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네이버는 전날인 22일 경기도 성남 본사 ‘그린팩토리’에서 제24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올해 이사진 7명에게 지급할 보수 최고 한도를 지난해(150억원)의 절반 수준인 80억원으로 정했다.

2002년 상장 당시 10억원으로 시작한 네이버 이사 보수 총액은 지난 2007년 150억원으로 인상된 뒤 15년 가량 유지돼 왔다. 그동안 네이버는 한도를 채워 이사 보수를 지급한 적은 없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 같은 결정이 경기 불확실성을 고려한 선제적 조치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글로벌 환경과 국내 광고 환경이 굉장히 좋지 않은 상황”이라며 “올해는 비용 통제 기조에 맞춰 경영진을 비롯한 임원 계약 금액을 삭감한 부분도 고려됐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지난해 전년 대비 20.6% 증가한 8조2201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처음으로 8조원대 실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영업익은 2018년 이후 5년여만에 처음으로 뒷걸음질 쳐, 전년 대비 1.6% 감소한 1조3047억원으로 나타났다.

이사의 보수 한도를 대폭 줄여 비용 절감에 돌입한 것은 네이버 뿐만이 아니다. 4년 만에 ‘영업이익 역성장’이라는 성적표를 받아든 카카오도 오는 27일 열리는 주총에서 이사 총 7명의 보수 한도를 120억원에서 80억원으로 30% 이상 낮추는 안건을 상정했다. 이와 더불어 ‘회사의 명예에 손상을 입히거나 치명적인 손해를 입혔을 경우 등 이사에 대한 퇴직금을 감액하거나 지급하지 않을 수 있다’는 지급제한 규정도 신설한다.

사정이 더욱 좋지 않은 게임업계는 이미 일찌감치 허리띠를 졸라 맸다. 크래프톤의 김창한 대표는 연봉을 ‘셀프 삭감’해 지난해 상여금을 받지 않았다. 그 결과 연봉(10억3500만원)이 전년 대비 약 50% 줄어 크래프톤 연봉 상위 5위에도 들지 못했다. 크래프톤은 이달부터 부서장 연봉도 동결했다.

방준혁 넷마블 의장도 지난해 상여금을 뺀 연봉(14억7200만원)만을 받았고, 조계현 카카오게임즈 대표는 상여금이 전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며 전년보다 20% 감소한 18억 25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IT·게임업계의 긴축 기조는 경영진 뿐 아니라 직원 연봉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네이버는 최근 노조와의 3차 임금·단체협상(임단협)에서 평균 연봉 인상률 3.8%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 직원들은 지난해 연간 물가 상승률 5.1%보다 낮은 인상률이 “사실상 연봉 삭감”이라는 입장이다.

카카오는 올해 연봉 인상률을 6%로 합의했지만, 이는 지난해 15%과는 비교하면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결과다. 넥슨의 연봉 인상률도 당초 노조가 제시한 12%보다 낮은 평균 8%에 마무리됐다. 엔씨소프트는 올해 직원 기본급 인상률을 최소 5.1%로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혜림 기자

rim@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