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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원특자법, 민주 지도부 '돌연 반대' 왜?…어색했던 출범 기념행사
절차 오류로 '반대 토론' 후 재표결
고민정·박찬대·박광온, 찬성→반대·불참
이은주 "환경 파괴" 토론 영향, 李 '찬성 유지'
민주당 지도부, 강원특별자치도 기념행사
김진태 강원지사가 25일 오후 서울 강원도민회관에서 강원특별자치도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것을 자축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승환 기자] 여야 합의로 국회를 통과한 강원특별자치도법 개정안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일부가 돌연 ‘반대 의사’를 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본회의 표결을 앞둔 시점까지 찬성 입장을 갖고 있었지만, 반대 토론을 들은 후 생각을 바꾼 것이다. 강원특별자치도 출범과 관련한 환경문제를 놓고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당 지도부 사이에 ‘가치관 차이’가 드러났다는 관측이 나온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날 열린 국회 본회의에 11번째 안건으로 상정된 ‘강원특별자치도 설치 등에 관한 특별법 전부개정벌률안(강원특별자치도법 개정안)’ 표결이 이례적으로 두 번 진행됐다.

첫 번째 표결이 마무리될 때 이은주 정의당 의원이 국회의장석 앞 단상으로 나와 ‘반대 토론’ 의사를 밝히면서다. 앞서 강원특별자치도법 개정안에 대한 반대토론을 신청했지만 절차상 오류로 접수가 되지 않아 반대 토론 없이 표결이 진행됐던 것에 대한 문제제기다. 이에 김진표 국회의장은 신청된 반대 토론을 들어야 한다며 첫 번째 표결을 무효로 하고, 이 의원의 발언 후 표결을 다시 진행했다.

이은정 정의당 의원의 반대토론 전 표결(왼쪽)과 반대토론 후 두번째 표결 결과. 영상 캡쳐

이 의원의 반대 토론 후 진행된 표결에서도 강원특별자치도법 개정안은 의결 정족수를 채워 가결됐지만, 두 번째 표결에서 반대표를 던진 의원들이 늘었다. 특히 이재명 대표를 제외한 민주당 지도부 의원들의 '입장 변화'가 눈에 뗬다.

첫 번째 표결에서 찬성표를 던졌던 고민정·박찬대 민주당 최고위원은 두 번째 표결에서 반대투표를 했다.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는 찬성투표를 했지만, 두 번째 표결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반면 이 대표는 두 차례 표결 모두 찬성표를 던졌다.

한 민주당 원내 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절차 오류로 표결이 두 번 진행 됐는데 그 사이 결정이 바뀐 이유는 반대 토론을 듣고 생각이 바뀐 것”이라며 “토론 내용에 공감하는 정도가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지도부의 입장 변화를 이끌어 낸 이 의원의 ‘반대 토론’은 강원특별자치도법 개정안이 시행되면 ‘환경 파괴’가 우려된다는 내용이 골자다. 강원도지사에게 무소불위의 권한을 부여해 강원도를 난개발로 몰아갈 수 있다는 문제의식이다.

이 의원은 “(개정안은)27개 개별법령에서 공익성을 담보하기 위해 예정하고 있는 각종 인허가 제도 및 행위허가 제도를 사실상 무력화하고 있다”며 “또한 환경영향평가 등의 특례로 인해 전략환경영향평가를 제외하고 모두가 강원도지사의 권한으로 넘겨진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다른 지방자치단체들은 선의로 환경규제를 따르고 있나”라며 “강원특별법이라는 나쁜 선례로 무너지면 뒤이어 줄줄이 다른 지역의 특별법이 국회에 넘쳐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조정식 사무총장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

이번에 국회를 통과한 강원특별자치도법은 다음달 11일 강원특별자치도의 출범에 앞서 강원도의 실질적인 자치 권한을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난해 5월 국회를 통과한 강원특별자치도법의 후속 조치인 셈이다.

강원특별법은 민주당 소속 이광재 국회사무총장이 강원도지사 시절부터 당과 함께 적극적으로 추진해온 사안이다. 이번 강원특별법자치도법 개정안 역시 여야 지도부의 공감대 속에 법안 심의가 진행돼 국회 본회에서 의결된 법안이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국회 당대표실에서 ‘강원특별자치도 출범 기념행사’를 열었다. 기념행사에는 강원특별자치도법 개장안에 찬성한 이 대표는 물론 입장을 바꿔 반대표를 던진 고·박 최고위원과 표결에 참여하지 않은 박 원내대표도 참석했다. 이들은 행사에서 '강원특별자치도법 통과'라고 적힌 플랜카드를 들고 "강원특별자치도법 통과, 민주당이 해냈습니다"라고 함께 외쳤다.

nic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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