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고금리·카플레이션에 ‘車 소비 위축 여전’…저점은 지났다? [여車저車]
4월 구매의향지수 73.3 그쳐·반등했으나 여전히 저조
자동차 할부 금리 상승·긴 대기기간에 구매 심리 꺾여
고가 차량 늘어나…승용차 평균 가격 5000만원 돌파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아이오닉5’ 생산라인. [현대차 제공]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자동차 생산 차질을 일으키던 공급망 이슈가 완화됐음에도, 국내 소비자들의 자동차 구매 의향이 지속 침체된 양상을 보이고 있다. 고금리와 경기 불안, 높은 신차 가격으로 소비자들의 지갑이 열리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다.

5일 한국딜로이트그룹이 발표한 ‘2023년 자동차구매의향지수(VPI)’에 따르면 지난 4월 국내 소비자 VPI지수(2021년 10월〓100 기준)는 73.3을 기록했다. 앞서 2월 기록한 최저치(62.6)에서 반등했지만, 지난해 7월 기록한 최고치 119.3과 비교하면 매우 저조한 수준이다.

국제 유가 및 원자재 가격 하락, 반도체 수급난 해소, 전기차 가격 하락 조짐 등으로 최저치보다는 구매 의향 지수가 높아졌다. 하지만 긍정적인 요인에도 당분간 국내 소비자 구매의향이 침체기를 겪을 것으로 한국딜로이트그룹은 전망했다.

높은 신차 가격과 경기 불안 양상 등을 소비자들이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금리인상으로 올해 3월부터 5월까지 국내 자동차 할부 금리 상승 폭은 전년 동기 대비 약 6%포인트(p) 상승했다.

공급망 문제로 길어진 신차 출고 대기 기간이 소비자들의 구매 의욕 상실을 부추겼다는 평가도 있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 코로나19, 미·중 패권 다툼 등 여러 요소가 겹치며 한때 인기 자동차의 출고 대기기간은 30개월까지 늘었다.

자동차 구매의향 지수. [딜로이트 글로벌 소비자 동향 조사]

공급망 문제가 커지자 지난해 자동차 업계는 ‘고급화 전략’을 내세웠다. 인플레이션에 따른 원가 상승을 상쇄하기 위해서다. 실제 지난해 현대차·기아의 실적을 보면 자동차 판매 대수는 2014년 이후 가장 저조했지만, 고가 모델 판매 확대로 판매액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현대차 승용차의 평균가격은 5000만원을 돌파했다. 2021년 4759만원에서 241만원 정도 증가했다. 레저용차량(RV)의 경우 가격 인상 폭이 승용차보다 더 컸다.

카셰어링, 카헤일링 등 다양한 공유 모빌리티 서비스 플랫폼 등장도 자동차 구매심리 위축에 영향을 미쳤다. 공유 모빌리티에 익숙한 젊은 세대가 자동차 시장의 주 소비층으로 진입하며, 차량 보유 의향과 신차 구매 수요가 자연스럽게 줄었다.

월별 차량 할부금리 추이(단위: %). [여신금융협회 자료]

국내 택시 모빌리티 플랫폼 시장 규모는 2020년 1조3497억원에서 2025년 3조8934억 원으로 약 188.4% 증가했다. 반면 2014년부터 2022년 서울시 자동차 등록대수는 256만대에서 272만대로 6.25% 증가했으며, 이 중 2030 세대 차량 소유 비중은 23%에서 17%로 감소했다.

이에 국내 자동차 업체들은 단순 제조업체를 넘어 모빌리티 서비스를 신규 론칭하거나, 경쟁력 있는 공유 모빌리티 업체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김태환 한국 딜로이트 그룹 자동차산업 리더는 “우리나라 자동차 구매의향 지수가 최근 2개월간 상승했지만 여전히 국내 소비자들의 자동차 구매의향은 침체기를 겪고 있는 상황”이라며 “업계는 자동차 소유의 가치와 업을 재정의하고 차별화된 고객경험을 제공하며, 자동차를 새로운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재구축하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jiyu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