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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돌려차기男, 탈옥해 죽이겠다고 주소 달달 외워…살려달라” 피해자 호소
사건 당시 CCTV 화면. [SBS '그것이 알고싶다']

[헤럴드경제=최원혁 기자] 이른바 ‘부산 돌려차기’ 사건의 피해자가 방송에 출연해 “가해자가 탈옥해서 나를 죽이겠다고 한다. 살려달라”고 호소했다.

지난해 5월 새벽 부산 부산진구 서면에서 귀가하던 중 무차별 폭행을 당해 의식을 잃은 한 사건의 피해자 A씨는 6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공소장이 살인미수에서 강간 살인미수로 바뀌었을 때 마치 수시로 대학에 합격했을 때처럼 방방 뛰었다”며 “오죽하면 숨겨야 할 성폭행 피해 사실이 드러났음을 기뻐했겠는가. 지난 1년여 동안 성폭행 피해자가 피해 사실을 입증하기 위해 동분서주한 그 점이 너무 서러웠다”고 밝혔다.

A씨는 현재 건강 상태에 대해 “다행히 오른쪽 하반신 마비는 풀려 계속 재활 중이다”면서도 “심리적으로는 아직도 불안하다. 약을 먹지 않으면 2시간 만에 잠을 깬다. 체중이 10kg 정도 줄어들 정도로 아직 기력은 없다”고 했다.

사건 당시 A씨는 가해 남성의 돌려차기에 의식을 완전히 잃었고 주민들이 발견해 병원으로 실려갔다. A씨는 “(CCTV에 잡히지 않는) 공백이 7~8분 정도가 있다는 걸 들었다”며 “그때 언니가 ‘너 생각이 나냐’고 물어 그때부터 (성폭행 피해를 입었다)고 완전한 확신으로 바뀌었다”고 했다.

이어 “(병원에서) 언니가 환자복으로 갈아입히는데 제게 ‘너 속옷을 안 입었냐’고 질문해 ‘무슨 소리야, 난 아닌데’라고 대화를 했다”며 “오른쪽 종아리에 속옷이 걸쳐져 있었다고 하더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CCTV를 보면 알겠지만 너무 정상적으로 걷고 있었고 술을 거의 안 먹은 상태였다”며 “구두를 신고 굉장히 타이트한 바지를 입고 속옷은 한쪽 다리에 걸치고 있었다는 게 이상했다”고 했다.

1심 당시 공소장에서 성추행 혐의가 빠진 데 대해서 A씨는 “사건 직후 제가 부상이 굉장히 심했기 때문에 범인을 색출하는 DNA 검사는 주로 이루어졌는데 성범죄 때 주로 하는 체내 검사라든가 청바지 안쪽의 검사라든가 이런 것들은 잘 이뤄지지 않은 것 같다”며 “그 부분이 조금 안타깝다”고 했다.

A씨는 CCTV 영상에서 사라진 7~8분의 진실을 찾기 위해 CCTV와 포렌식 결과를 찾아다니고 1600쪽에 이르는 수사 자료를 보기 위해 애쓰는 등 각고의 노력 끝에 공소장이 살인미수에서 강간 살인미수로 바뀌었을 때 심정에 대해 “기뻐서 방방 뛰고 너무 신나 있었는데 뭔가 이질감이 느껴진 건지 갑자기 눈물이 펑펑 났다”며 “사실 알려질 대로 많이 알려진 사건인데 내가 직접 성범죄 피해자라는 걸 얘기하는 현실이 되어 버렸으니까 참 기쁘면서도 너무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공소장 죄명은 변경됐지만 A씨는 여전히 공포에 휩싸여 지내고 있다고 토로했다. A씨는 가해자가 구치소 동료에게 ‘출소하면 피해자 찾아가서 보복하겠다’고 했다는 말을 들었다며 “진짜 숨이 막혔다”고 했다.

A씨는 “제가 확인차 구치소 동기분한테 연락해 얘기를 들었다”며 “구치소 동기가 ‘제가 이런 아파트 이름을 들었는데 거기 사시냐’고 묻더라. 가해자가 구치소 안에서 제 주소 주민등록번호를 계속 달달 외우고 있다고 했다. 탈옥해서 때려죽인다고 하더라는 말을 들었을 때 섬뜩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가해자가 부산구치소에 있는데 제가 가까이 사는데 소름이 돋는다”며 “진짜 나중에 PTSD(외상후 스트레스 장애)가 어떻게 올지 모르겠다”고 힘들어했다. 가해자가 어떻게 인적사항을 알고 있는지에 대해 A씨는 민사소송을 하고 있기에 거기서 정보를 취득한 것 같다고 판단했다.

A씨는 “그냥 저 좀 살려주셨으면 좋겠다”며 “제 주소를 알만큼 보복을 하겠다, 탈옥을 하겠다, 나가서 때려죽이겠다, 이런 말을 하고 있는 와중인데 이 사람을 풀어준다면 저는 예견된 현실을 받아들여야 되나 너무 불안하다”고 호소했다.

choi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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