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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섬 주민 족쇄로 전략한 기상청 해양기상부이

  • 생활불편 하소연, 기상청 묵묵부답
  • 기사입력 2018-01-10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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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에 설치된 파도관측부이가 실시간 최고파도높이 기준으로 여객선 출항이 결정된다.이 부이는 울릉도 도동항 동쪽 18.5km지점과 포항시 북동쪽 55km 해상에 위치해 있다.


[헤럴드 경제(울릉)=김성권 기자]족쇄(足鎖)란 죄인의 발목에 채우던 쇠사슬 로 자유를 구속하는 대상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언제부터인가 울릉섬 주민들은 뭍으로 나가는 것도
, 뭍에서 섬으로 들어가는 것도 족쇄 때문에 자유롭지 못해 생활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 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도대체 무엇을 보고 족쇄라 하는지 기자는 현지 주민에게 물었다. 기상청이 한국 주변 바다 해양기상 감시 강화를 위해 설치한 해양기상부이를 족쇄다 며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해양기상부이는 먼 해역의 파고, 바람, 기온, 기압 등 해양기상을 관측하는 장비다. 파고부이는 가까운 바다의 파고, 수온 등 해양기상을 관측하는 것이다.

해양기상부이는 1996년 서해 덕적도, 칠발도에 최초로 설치된 이후 현재 서해 (덕적도·외연도·칠발도·신안), 남해 (거문도·거제도·추자도·마라도), 동해 (동해·울릉도독도·포항)에서 운영되고 있다.

현제 경북 동해안권에는 2개의 해양기상부이와 8개의 파고부이가 설치돼 있다. 파고부이는 포항 월포와 구룡포, 울진 죽변과 후포 앞바다에 1곳씩 설치돼 있으며 울릉도 3, 독도 1곳에 배치돼 있다.

세월호 사고 이후 기상청 해양기상부이의 최대 파고가 입출항 통제 기준으로 등장했다.

때문에 울릉도와 포항,강원도를 운항하는 모든 여객선들은 동해와 포항해상에 설치된 부이파도 최고치를 측정, 출항 여부가 결정된다.

포항~울릉간 운항하는 썬플라워호(2394t)는 부이파도 3.4m 이하, 이외 여객선들은 3.1m 이하라야 출항이 가능하다.

그러나 울릉도 부이는 여객선 운항과 정반대 방향에 설치돼 있는데다 부이파도는 순간적으로 상승하는 파도를 측정해 현실과 맞지 않다는 게 해양 전문가의 입장이다.

울릉도·독도해양연구기지 김윤배 박사는 최대파고는 특정기간 동안 관측된 가장 높은 파도로 모든 관측 자료는 기계적인 오작동이 발생할 수 있으며 부이 가까이 회오리바람 발생이나 선박이 지나가도 부이파도가 올라갈 수 있어 부이 최대파고의 신뢰성이 문제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김박사는 또 부이파도와 유의파도(최고높이 30% 평균치)를 동시에 참고해 여객선 출항을 결정하는 융통성이 필요하다.”고 했다.

울릉부이는 울릉도 동쪽 19km해상에 설치돼 있지만 여객선은 정반대로 울릉도 서쪽 묵호·강릉, 남쪽 포항·후포로 운항한다. 포항~울릉 간 썬플라워호의 경우 30(35km)을 항해하면 울릉부이와 50km 멀어진다.포항~울릉 여객선은 울진 동쪽 42km에 설치된 부이파도와 포항 북동쪽 54km지점의 부의파도측정치의 영향을 받는 것이 마땅하다는 지적이다.

해양기상부이는 포항과 울진 앞 70해상에 떠 있지만 나머지 해상에는 해양기상부이가 없어 기상정보를 확인할 방법이 없다. 현실과 동 떨어진 부이파도를 기준으로 여개선 발목을 잡는 제도가 적폐청산의 대상이다.

실제로 구랍 28일 포항에서 오전 950분 출항예정이던 썬플라워호는 해양기상부의 파도의 높이로 출항이 미뤄져지면서 오후3시까지 승객들이 터미널에서 대기했지만 결국 이날 출항은 하지 못했다.

이튿날인 29일에도 30분 마다 업데이트 되는 해상부이자료에 의해 출항은 지연됐고 승객들은 오전 내내 터미널에서 대기했지만 이날역시 출항은 통제됐다.3일째인 30일에는 오전950분 정시 출항보다 훨씬 늦은 오전11시에나 포항항을 빠져나왔다. 결국 섬주민 500여명은 3일간을 여객선 탑승 훈련?을 거듭 하면서 섬에 사는 서러움과 눈물겨운 현실을 감내했다.

이에 앞서 구랍31일 오전 9시에 울릉서 출항하는 우리누리호는 울릉 부이파도가 높아 승객이 2시간 55분 기다리다 부이파도가 2.9m로 낮아져 오전 1155분 출항했다. 하지만, 출항 5분 뒤 정오 울릉부이파도는 3.7m로 올라갔다.

이날 오전 11시 부이파도가 3.2m임에도 여객선 출항이 지연됐지만 3.7m 높이는 운항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었다는 결론이 나오게 된다. 이날 유의파도는 한결같이 울릉 2.0m, 포항·울진 1.2m~1.6m를 유지했다. 부이파도로 통제하는 것은 승객의 안전이 아니라 통제를 위한 관청의 `행패`임이 입증된 셈이다.

부이파도를 이용한 운항통제로 승객들이 터미널에서 2~4시간을 하염없이 기다려야 하는 일을 비일비재하다. 이제 섬 주민들은 여객터미널에서 해상기상 심포지엄진행이라도 하듯 제각기 스마트폰에 웹을 설치해 삼삼오오 모여 부이파도 높이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웃지 못 할 광경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부이파도가 낮아지면 여객선이 출항하기 때문에 승객들은 기다릴 수밖에 없다. 세월호사고 이전에는 기상특보가 해제되면 선사가 출항여부를 판단했다. 그러나 세월호 사고 이후엔 규정이 강화돼 승객들의 불편만 더해졌다.

세월호 사고는 파도 때문에 일어난 것이 아니라 무리하게 배를 띄우고, 화물 적재를 잘못해 일어났다. 파도높이로 출항 통제를 강화한 것은 결과적으로 공무원들의 `규제를 위한 규제` 구실만 주고 있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섬주민들은 바다가 도로요 삶의 터전이다.

피해는 생업에 나서는 어민들도 비슷하게 당하고 있다
. 풍랑주의보가 내려지면 15t급 미만의 어선은 출항이 금지되며, 조업을 나간 어선도 피항하도록 돼 있다. 울릉군 등에 따르면 현재 울릉지역에 등록된 176 척의 어선 가운데 15t이상 어선은 20여척으로 이처럼 풍랑주의보 등 기상악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어선이 대부분이라 어민들은 매일 밤낮으로 기상정보에 정신을 집중하고 있는 실정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최근 각종 신문. 방송은 지극히 비합리적인 파고부이 기준을 보도했고 이에따른 섬 주민들의 애환과 불편을 집중 조명했지만 관계당국인 기상청과 관련부처인 해수부와 해경 등의 개선의지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섬 주민들과 관광객들은 충분히 출항 가능한 기상조건에도 적중률 낮은 풍랑특보 와 강화된 운항통제 기준의 이중고에 의해 손발이 묶이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최근 10년 동안 동해 중부 먼바다 풍랑특보를 기상청 동해 해양기상부이 자료와 비교해 보면 약 51% 정도만 기준을 만족했다. 특히 4~7월에는 40% 미만의 만족도를 보였다.

이러한 적중률은 통신 기상위성 등장 등에 따라 개선되고 있지만, 여전히 예측 정확도 향상을 위한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

기상청에 해상 기상 관측 장비에 대한 대규모 예산이 투입됐지만 예보 정확도는 나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이를 뒷받침 해주고 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김삼화 국민의당 의원은 지난해 10월 국회에서 열린 기상청 국정감사에서 이같이 밝혔다.

김 의원은 기상청에 확인한 결과 기상청이 지난 7년간 461억 원을 투자해 해상 기상 관측망을 구축하고도 지금까지 한 번도 해상 기상 관측 자료를 파랑수치예보 모델에 활용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기상청은 지난 2009년부터 지금까지 파랑수치예보 모델을 개발·운영하는 데 218500만 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상청이 김삼화 의원실에 제출한 ‘7년간 해상 기상 예보 정확도에 따르면 파랑수치예보 모델의 예측 값과 해양기상 관측 값을 비교한 결과 전 지구 모델의 경우 유의파고가 연평균 0.60m, 지역 모델의 경우 연평균 0.28m, 국지연안 모델의 경우 3년 평균 0.30m의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감사원 자료에 따르면 기상청은 지난 2011년부터 해상 기상 관측을 위해 해양기상관측선 1, 해양기상부이 17, 파랑계 3, 등표기상관측장비 9, 파고부이 54, 연안방재 관측 장비 18, 선박기상관측장비 12대 등 총 7종·114대의 관측 장비를 활용하고도 이런 관측 자료가 수치 모델에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결과적으로 기상청이 461억 원을 투자해 확충한 해양 기상 관측망에서 관측된 자료가 과학 예보를 위해 활용되지 못하고 예보관들이 실황예보를 하는 데 참고자료로 제공된 꼴이 됐다.

시인이자 섬 연구소 강제윤 소장은 조선시대 바다와 섬들을 포기한 해양천시 정책이 결국 조선이 망하는데 크게 일조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섬과 해양에 대한 정부의 무관심은 여전하다고 했다.

강소장은 섬의 주민들은 여전히 2등 국민취급을 받는다. 동일거리당 여객선 요금은 KTX보다 네 배나 비싼 요금을 내야하는 현실을 꼬집었다.

그는 특히 정부는 그저 섬의 토건에만 관심을 둘뿐 섬 주민들의 삶을 돌아보는 데는 무관심 하다고 했다. 정부가 정작 섬주 민들이 간절히 원하는 여객선 공영제 같은 정책에는 쓸 예산이 없다고 회피한다.“고 말했다. 이어 ” 30년전 2000여개나 되던 유인도가 이제는 500여개로 줄었다며 현대판 공도정책으로 섬과 바다를 버렸을 때 우리가 어떤 비극에 직면하게 될지 깊이 생각해야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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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객선 출항이 지연되자 승객들은 비좁은 터미널에서 기다림에 지쳐있다.(독자제공)


이제 섬은 보호대상이 아니다. 바다와 더불어 평생 살아가는 섬 주민에게 정확한 해양기상 예보는 최고의 복지 중 하나다.

해양기상 예보 정확도 향상을 위한 과감한 개선과 합리적 기준에 의한 여객선 통제 기준 재설정을 위해 이제는 관계기관들이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ks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