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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탈북자가 북한 최고위 인사에게 북한 인권 요구
북한을 탈출해 영국에 살고 있는 탈북 단체 관계자가 영국을 방문한 북한 최고인민회의 최태복 의장에게 직접 북한 정치범수용소 수감자 254명의 생사를 확인해달라고 요구했다.

탈북자가 북한 최고위급 인사 앞에서 북한 인권 문제를 정면으로 요구한 것은 처음있는 일로, 최 의장을 비롯한 북한 관계자는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탈북한 뒤 영국에 정착한 김주일 재유럽 조선인총연합회 사무총장은 30일(현지시각) 영국 웨스트민스터 의사당에서 최 의장을 만나 요덕수용소 수감자 254명의 현황이 담긴 책자를 전달하고 이들의 생사 여부 확인을 요구했다.

김 사무총장은 이날 하원에서 열린 북한-영국 의원 회의 행사에 참석해 영국 의원 10여명과 북한 인권문제 개선을 요구해온 국제기독교단체인 CSW 관계자 등이 지켜보는 가운데 그레그 핸즈 하원의원과 함께 최 의장에게 명부를 건넸다.

김 사무총장은 “북한의 열악한 인권상황을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정치범 수용소”라면서 “최소한 명부에 들어 있는 사람들의 생사 여부라도 알려주는 것이 인간적인 도리”라고 주장했다.

최 의장은 당황한 듯 “이 곳은 영국과 조선의 교류에 관해 논의하는 자리이지 공화국을 나온 사람들의 소리를 듣는 자리가 아니다”라면서 얼굴을 붉혔다.

함께 있던 주영 북한대사관의 자성남 대사는 갑자기 일어나 회담장을 나갔다가 돌아왔다.

이 명부는 정치범 수용소 출신 탈북자들이 결성한 ‘북한민주화운동본부’가 생존자 인터뷰 등을 통해 요덕수용소 내 혁명화구역 수감자 254명의 이름, 성별, 나이, 출생지, 수감이유 등을 취합해 지난해 초 완성한 것이다.

명부에 따르면 수감자들은 탈북시도(64명), 간첩행위·반체재행위·국가기밀누설(60명), 당권위 훼손.반정부 음모(47명), 연좌제(29명), 체제 비난(25명) 등의 죄명으로 수감됐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책자는 그동안 제네바 북한대표부,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일본 조선인총연합회 본부 등에 전달됐으나 북한 최고위급 인사에게 직접 건네진 것은 처음이다.

최 의장은 지난해 영국-북한 수교 10주년을 맞아 방북했던 데이비드 앨튼 상원의원 등의 초청으로 28일 영국을 방문해 채텀 하우스에서 친북계 인사들을 상대로 강연했으며 의회 관계자들을 만나고 영국의 교정시설을 둘러봤다.

헤럴드생생뉴스/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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