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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포럼>한국의 한강 그리고 중국의 한강
중국의 고대문명을 이해하려면 시안(西安)을 가보라고 한다. 시안은 진시황이 천하를 통일한 곳으로 병마용 유적이 있고 당나라의 수도 ‘장안’으로 친숙한 곳이다. 특히 당나라 때 원측, 혜초, 최치원 등 많은 구법승과 유학생들이 시안을 방문, 우리나라와 교류를 활발히 전개했던 곳이기도 하다. 이처럼 시안은 한중교류의 역사적 중심지로 매우 의미가 있는 곳이다.

최근 시안 남쪽에 있는 한강(漢江)을 통해 한중 양국이 과거뿐 아니라 현재도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고 있어 관심을 가져볼만 하다.

두 한강은 공통점이 많다. 우선 섬서성 시안 남부의 한강은 우리의 한강과 명칭이 같다. 우리 한강은 우리말 ‘큰 물줄기’를 의미하는 ‘한’에서 비롯돼 삼국시대 즈음부터 ‘한강(漢江)’이라 불려졌다. 중국의 한강은 진시황 통일 이후 한족문화가 융성하면서 그 역사적 유래에 따라 이름이 붙여졌다.

또 두 곳 모두 각 나라의 지리적 중심에 있다. 우리 한강은 북한강과 남한강이 합쳐져 한반도 중심을 관통한다. 중국의 한강도 대륙의 중심인 시안을 따라 허난성, 후베이성 등 뿐 아니라 멀리 베이징까지 깨끗한 물을 공급하고 있다.

이렇게 한강이 양국에 중요한 의미가 되다보니 한국 전쟁 이후 빠른 경제 성장을 ‘한강의 기적’이라고 불렀는가 하면, 중국의 경우 당나라 시인 두보를 비롯한 많은 문인이 문학소재로 활용하기도 했다.

이 같은 공통점을 지닌 두 지역이 이제 치수사업 교류를 통해 새로운 기회를 공유해 나가고 있다.

중국 섬서성은 물부족의 심각성을 인식, 12차 5개년 경제개발계획 (2011~2015) 역점사업으로 여러 치수사업을 선정하고 적극적 추진중이다.

그중에서도 핵심은 한강종합 정비사업과 남쪽 한강의 물을 북쪽의 위수(渭水)로 보내는 남수북조(南水北調)사업인 소위 ‘인한제위(引漢濟渭)사업’이다. 이 사업은 댐을 건설하고 지하터널을 통해 물을 보내는 공사이기 때문에 상당한 기술력이 필요하다.

섬서성의 치수사업 담당부서인 수리청(水利廳)은 최근 우리의 4대강사업에 많은 관심을 나타내고 상호교류와 경험공유를 희망하고 있다. 왕펑 수리청장은 최근 필자와 면담에서 “한국의 4대강사업이 상당히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한국에 시찰단을 파견해 4대강 현장을 살펴보고 지속적으로 협력하기를 원한다”고 했다.

이에 따라 시안총영사관은 현재 섬서성 관계자들로 구성된 시찰단을 구성, 국내 관계부처의 협조를 얻어 우리의 4대강사업을 시찰토록 주선하고 있다. 섬서성과의 상호 치수사업 교류가 이루어지면 우리의 관련 기술과 노하우를 수출하는 방안도 검토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한강, 금강, 영산강, 낙동강에 대한 4대강 살리기 사업은 수해예방, 수자원확보, 수질개선, 지역발전 등 다양한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사실 국내에서는 일부 비판의 목소리가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외국에서는 이처럼 관심이 높다.

한국과 중국 양국의 교류가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그동안 다소 미진했던 치수사업의 교류협력도 진전되면서 올해 2012년 한중수교 20주년을 더욱 뜻 깊게 하고 있다.

전재원 주 시안(西安)총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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