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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포럼>서울 핵안보정상회의와 거꾸로 가는 북한
3월 26일과 27일 서울 핵안보정상회의가 개최된다. 세계 53개국 정상과 유엔 사무총장 등 4개 국제기구의 장이 모여서 핵테러 없는 평화스럽고 안전한 세계를 만들기 위해 지혜를 모은다. 한민족의 역사상 최대의 외교행사이자 한반도에서 열리는 세계평화를 위한 최초의 정상회의이다.

한국은 6.25전쟁을 겪고 잿더미위에서 부흥하여 산업화를 성공시켰을 뿐 아니라 민주화를 달성함으로써 세계에서 자랑스런 글로벌 모델로 발돋움하였다. 그 결과 세계경제분야에서 G20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했고, 원조수혜국에서 원조공여국으로 바뀌었으며, 이번에 세계 안보문제에 있어서도 핵안보체제를 만드는데 앞장서는 국가가 되었다. 평화적 목적으로만 원자력을 이용해 온, 원전 규모 세계 5위의 국가가 되었다. 핵안보정상회의를 서울에서 개최함은 우연이 아니고 평화를 사랑하는 백의민족의 오천년 역사의 정통을 잇는 역사적 필연이다.

이렇게 좋은 때에, 북한에서는 다음 달 김일성 100회 생일을 맞아 장거리 로켓인 ‘광명성 3호 위성’을 발사한다고 발표했다. 평화적 목적의 인공위성 발사라고 많은 수식어를 붙이고 있으나, 이 말을 믿을 국가는 별로 없어 보인다.

과거의 역사가 북한의 인공위성 주장과 관련된 불편한 진실을 보여주고 있다. 1998년 8월 30일 시험한 미사일을 북한은 광명성 1호라고 불렀고 그 실험은 실패로 끝났으나, 북한당국은 북한 주민들에게 위성발사가 성공하여 우주궤도를 돌고 있다고 선전했다. 2009년 4월 발사한 미사일을 북한은 광명성 2호라고 부르고, 발사가 성공하여 위성이 우주를 돌고 있다고 대내외에 선전했다. 이번에는 광명성 3호라고 부르고, 평화적 목적의 인공위성이라고 또 주장하고 있다. 옛날에 성공하여 우주궤도를 돌고 있다고 선전했기 때문에 새로이 발사할 수밖에 없을 것이며, 더 나은 성공을 거두었다고 주민들에게 말해야 할 대내적 필요성이 있을 것이라고 보이나 국제적으로는 신뢰를 받기 힘들다.

그러면 왜 하필 지금 발표했는가. 우선 한국의 역사적인 핵안보정상회의의 성과를 깎아 내리려는 의도가 보인다. 세계의 정상들이 운집하는 이때에 한반도 평화와 안정의 키는 북한이 쥐고 있다고 과시해보려는 속셈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잠시 세계의 주목을 뺏을 수 있다고 북한이 오판했을 수 있다. 사실은 북한의 국내사정이 더 급하다. 김일성의 백회 생일을 맞아 김정은 3대 세습체제를 공고히 하기 위해 광명성 3호의 성공소식이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북한 미사일의 대외수출시장을 확대하기 위한 의도도 있을 것이다.

미국과 6자회담 재개를 위해 영양원조 24만 톤을 확보하는 대가로 우라늄 농축과 미사일 실험 잠정중단을 약속한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미사일 시험을 하면서 평화적 위성이라고 주장하면 미국과 국제사회가 그냥 넘어 갈 수 있을 것인가. 아무튼 북한은 핵과 미사일에 관한 한, 한 번 대외에 발표하면 그대로 행동한다는 것이다. 국제사회를 흔들어 놓고 난 뒤에 무슨 유익을 취하려고 지속적으로 시도할 것이다.

국제사회에서는 북한의 새 지도부가 혹시 개혁과 개방으로 나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었는데, 북한의 위성 발사 발표는 거기에 찬물을 끼얹는 결과를 가져왔다. 21세기 글로벌 시대에 핵테러 없는 평화로운 세상이라는 글로벌 공공재를 만들어 내기 위해, 50여 개국의 정상들이 자원하여 서울로 모이는데, 북한은 스스로 국제사회로부터 고립되는 상황을 만들고 있다. 핵안보정상회의의 인류사적 의미를 생각하여 중국과 러시아를 포함한 전 세계가 북한에게 자제를 촉구하고 있는 이때에, 북한은 시대를 거스르는 행동을 자제해야 할 것이다.



한용섭 국방대학교 부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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