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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사람> “하루 600통 전화도 관심이니 고맙죠”
조재철 핵안보회의 준비기획단 취재지원과장
“세계평화 초석 쌓는 일”긍지와 보람
문화 등도 동서양 잇는 가교 역할해야


“제 평생 이렇게 많은 전화를 받은 적이 없습니다. 하루에 600~700통은 기본이에요.”

서울핵안보정상회의 준비기획단의 조재철 취재지원과장은 요즘 우리나라에서 가장 바쁜 사람 중 한 명이다.

외신기자 700여명을 비롯한 3700여 기자의 취재활동을 돕는 실무 책임자이기 때문이다. 할 말도 많고 궁금한 것도 많은 기자를 수천명이나 상대하려니 고충이 오죽할까.

2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의 정상회의 미디어센터에서 진행된 짧은 인터뷰 동안에도 그의 핸드폰은 쉴새없이 울려댔다. 그는 정상회의 개막 직전에는 사무실 전화와 핸드폰이 번갈아 울리는데 받지 못하는 악몽에 시달리기도 했다고 토로했다.

“정상회의가 끝나고 전화가 침묵하면 어색해질 것 같아요. 그때가 되면 지금처럼 자주 오는 전화가 그립고 더욱 고맙게 느껴지겠죠.”


현직 외교관인 조 과장은 지난해 8월 기획단에 합류하기 전까지는 우리나라의 문학과 음악, 미술, 음식 등의 해외교류와 홍보 등을 담당하는 외교통상부 문화예술협력과장으로 일했다. 장편소설 ‘다리’를 비롯해 10여편의 단편소설을 쓴 소설가이기도 하다.

남다른 문학적 감수성을 지닌 조 과장은 처음 기획단에 왔을 때 핵, 테러, 방사능 오염, 대량살상무기 등 파괴적이고 자극적인 용어 때문에 당혹감을 느꼈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은 핵안보가 평화를 지향하는 적극적인 행동이라는 점에서 자신이 맡은 일에 긍지와 보람을 느끼게 됐단다.

그는 고향인 경남 남해에 놓인 남해대교를 배경으로 한 소설 ‘다리’에서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고, 어제와 오늘을 이어주는 글을 쓰고 싶었다고 말했다. 외교에 있어서도 우리나라가 경제, 문화, 평화 세 분야에서 ‘다리’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경제에서는 저개발국과 선진국을 이어주는 다리, 문화에서는 서양과 동양을 잇는 다리, 평화에서는 약소국과 강대국을 연결해주는 다리가 우리나라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조 과장은 이번 정상회의를 준비하면서 100여년 전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렸던 만국평화회의를 종종 떠올렸다고 한다.

“1907년 고종 황제가 이준 열사를 헤이그 만국평화회의에 파견하려 했지만 회의에 참석도 못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53개국과 4개 국제기구의 지도자가 참가하는 회의를 주재하고 있습니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동을 느꼈죠.”

조 과장은 “정상회의 다음날인 28일에는 정상회의장을 공개하는데 역사적 현장체험 행사”라면서 많은 국민의 방문을 권했다.

신대원 기자/shindw@heraldcorp.com

사진=정희조 기자/chech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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