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 프랑스, 벨기에 등 4개국은 27일 고성능 연구로에서 사용되는 고농축우라늄(HEU) 연료를 저농축우라늄(LEU) 연료로 전환하는 공동 협력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서울 핵안보정상회의 주최국인 우리나라가 핵안보를 위한 핵물질 감축 차원에서 밝힌 구체적 실천방안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김황식 국무총리는 이날 서울 핵안보정상회의가 열리고 있는 삼성동 코엑스에서 조엘 밀께 벨기에 부총리, 스티븐 추 미국 에너지 장관, 베르나르 비고 프랑스 원자력위원회 총재와 함께 이 같은 내용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김 총리 등 참석자들은 성명에서 “연구용 원자로의 HEU 핵연료를 LEU 핵연료로 전환시키는 노력의 일환으로 고밀도 LEU 연료 분말 생산 기술을 이용하는 협력을 진행 중”이라며 “고밀도 LEU 핵연료 제조기술에 관한 국제적 협력사업이 민수용 HEU 최소화라는 궁극적 목표에 직접적으로 기여한다는 확신을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미국은 올해 말까지 약 110kg의 LEU를 한국에 제공하고, 한국은 원심분무기술을 이용해 우라늄-몰리브덴 합금(U-Mo) 분말 100kg을 내년중에 제조할 예정이다. 이 U-Mo 분말은 프랑스측에 제공되며 프랑스와 벨기에는 이를 통해 제조된 U-Mo 핵연료를 고성능 연구로에 장전하게 된다.

한국 등은 협력 결과에 따라 연구용 원자로 연료를 HEU에서 LEU로 전환하고자 하는 국가들에게도 정보를 공유하고 필요한 지원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핵안보 차원에서 HEU를 상대적으로 비확산 안정성이 높은 LEU로 대체하기 위한 것이다.

신대원 기자/shind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