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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아시아회귀전략 VS 中 태평양진출 정면충돌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중국의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 선포를 계기로 미국과 중국의 국가전략이 정면충돌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미국의 아시아회귀 전략과 중국의 태평양진출을 통한 신형대국관계가 한판 맞붙고 있는 셈이다. 특히 양국의 기싸움이 ‘팃 포탯‘(tit for tatㆍ맞받아치기) 전략으로까지 이어질 경우 무력시위는 물론 G2 전쟁의 서막을 여는 판도라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감도 나오고 있다.

문흥호 한양대 중국문제연구소장은 이와관련 “중국 방공식별구역 선포 문제는 기본적으로 미국과 중국간 동북아에서의 패권경쟁에서 비롯된 알력 때문”이라며 “중국 입장에서는 일본이 반발하고 있지만 미국의 지원이 뒤에 있다고 보기 때문에 결국 미국과 중국간의 문제”라고 말했다.

미국은 26일 중국의 방공식별구역을 무시하고 B-52 전략폭격기 2대를 동중국해 상공으로 비행시키고, 이에 맞서 중국이 자국의 첫 항공모함인 랴오닝호를 호위함대와 함께 군사훈련에 파견한 것도 이와 맥을 같이한다.

미국과 중국이 이처럼 무력시위까지 펼치고 있는 것은 이 지역에서의 패권경쟁 결과가 전세계를 무대로 하는 양국의 국가전략과 패권경쟁에도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한데 따른 것이다.

미국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 1기 때 아시아 회귀를 천명한 이후 해군력의 60%를 아시아ㆍ태평양 지역에 배치하는가하면, 중국을 둘러싼 한국과 일본ㆍ동남아ㆍ인도 등과의 관계개선을 통해 중국을 견제하려 하고 있다.

이에 맞서 중국은 기록적인 경제성장을 바탕으로 군사력을 대폭 강화하며 태평양에서의 세력확대를 노골화하고 있다.

특히 중국이 이번에 선포한 동중국해 방위식별구역은 미국의 한반도-오키나와-대만-괌-필리핀으로 이어지는 해상방어선과 중국의 한반도-일본 규슈-대만-필리핀-베트남으로 연결되는 도련선(島鍊線)이 중첩되는 지역에서도 ‘노른자’로 양국의 군사ㆍ안보전략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곳이다.

문제는 미국과 중국 양국의 군사위기지수는 높아가고 있지만, 미ㆍ중관계의 새로운 패러다임은 아직 정립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과 중국은 협력(cooperation)과 경쟁(competition)의 조합어인 ‘코피티션(coopetition)’을 표방하고 있지만, 동중국해 방위식별구역 사례는 양국관계가 자국의 국가이익이 침해된다고 판단되면 언제든지 경쟁을 뛰어넘는 갈등관계로 번질 수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특히 중국은 미국에게 ‘신형 대국관계’를 요구하고 있지만 미국은 이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 미국은 지난 23일 중국의 방공식별구역 선포 직후 한국과의 외교채널을 통한 비공식협의에서 중국과의 신형 대국관계가 부담이 될 것이라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문 교수는 “미국과 중국이 생각하는 신형 대국관계 수준이 다른데 미국은 중국이 생각하는 수준을 받아들일 생각이 없는 것 같다”며 “하지만 현실적으로 무조건 거부할 수만도 없고, 중국은 동아시아에서 미국이 짜놓은 판 대신 새로운 판을 짜려할 것이기 때문에 신형 대국관계는 한동안 접점을 찾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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