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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2 대결에 ‘새우등 터지는 한국‘현실화 - 중국 서해 방공식별구역 설정 우려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중국이 방공식별구역을 서해에도 선포할 뜻을 내비침에 따라 한반도가 강대국의 전쟁터가 될 위기에 빠졌다. 중국의 동중국해(제주 남해) 방공식별구역 선포와는 차원이 다른 직접적인 위협이 우리나라 안방 한 복판에서 재연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G2(미국ㆍ중국)간 패권전쟁에 ‘새우등 터지는 한국’이 현실화될 그낭성이 높아진 셈이다.

중국군 내 대표적인 강경파인 인줘(尹卓) 해군 소장은 지난 25일 관영 중국중앙(CC) TV에 출연해 “중국이 앞으로 방공식별구역을 확대할 것”이라며 “황해(서해), 남해에 대해서도 앞으로 설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친강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관련 준비 작업이 끝나면 선포하게 될 것“이라며 방공식별구역의 서해 설정을 기정사실화 했다.

중국이 동중국해에 이어 서해를 미ㆍ중 대결의 장으로 잡은 것은 연례적으로 열리는 한미 독수리 훈련이나 을지프리덤가디언훈련 등 한미 연합 군사훈련이 탐탁치 않기 때문이다.

이대우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중국이 보는 서해는 미국에 있어서 멕시코만과 같다”며 “자신의 영역으로 보는 서해에 미국 군사력이 들어오는 것이 심각하게 경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한미 연합 훈련이 표면적으로는 북한의 침공에 대한 한국 방어를 표방하고 있지만 자국 연안 도시와 군사 기지에 대한 감시 활동도 겸하고 있다고 보고 미 군사력의 진입에 반대해 왔다. 일례로 2010년 천안함 침몰 직후 미국이 항공모함 전단을 서해로 보내 한미 연합훈련을 진행하려 하자 중국이 강력히 반발해 동해 상 훈련에만 참가한 바 있다.

중국은 이같은 전략적 고려 하에 서해 상에 방공식별 구역을 설정함으로써 한미 연합 방위력의 운신의 폭을 좁히려는 것으로 보인다. 방공식별구역은 타국의 군용기가 이 구역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해당국에 사전에 진입 사실을 알려야 한다. 한ㆍ미 양국이 실제로 중국에 훈련 중인 항공기 진입 경로와 시각을 중국 측에 통보할 가능성은 낮지만 이를 빌미로 미국과 신경전을 벌이면서 서해에 대한 자국의 우월한 지위를 인정받겠다는 전략이다.

중국의 항공모함 랴오닝호를 서해 최전선인 칭다오에 배치한 점도 서해에 대한 제해권과 제공권을 양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우려가 현실화될 경우 북한의 도발을 견제하기 위한 한ㆍ미 연합 준비 태세에 큰 장애물이 생기는 셈이다. 서해에 미ㆍ중 군사력이 집중된 상황에서 동중국해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과 같은 신경전이 벌어질 경우 사소한 오판으로도 전면전으로 확대될 가능성을 아주 배제할 수 없다.

게다가 중국이 서해 상에 방공식별구역을 공격적으로 설정할 경우 폭이 좁은 서해 특성상 우리 측 방공식별구역(KADIZ)와 겹칠 가능성도 높아 평소 우리 전투기의 행동에도 제약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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