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한국, 방공식별구역 확대 속도조절 속 미국과 협의 착수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정부가 중국의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ADIZ) 선포에 대응해 추진하던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 확대와 관련해 속도조절에 들어간 가운데 미국과 사전협의에 돌입했다.

워싱턴 외교소식통은 2일(현지시간) “중국이 방공식별구역을 일방적으로 설정한 이후부터 한미 양국이 긴밀하게 협의를 진행해왔다”며 “KADIZ 확대문제도 그 연장선상에서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이어 “현재로서는 미국이 어떤 입장을 갖고 있다고 단정하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안호영 주미대사도 같은 날 워싱턴DC에서 열린 ‘카이로선언 70주년 기념’ 국제학술회의에 참석한 뒤, “중국이 방공식별구역을 발표한 첫날부터 미국과의 협의를 계속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 대사는 다만 KADIZ 확대에 대해서는 “뭐라고 말씀드리기에는 성급한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정부는 당초 3일 당정회의와 4일 새누리당 최고중진 및 관계장관 회의를 갖고 이어도와 마라도, 그리고 거제도 서남방 홍도 등을 포함하는 KADIZ 확대안을 확정짓는다는 방침이었다.

하지만 동북아 질서의 ‘현상유지’를 원하며 한국의 입장에 부정적인 미국과 이어도, 마라도 등이 중첩될 가능성이 높은 일본이 반대하면서 이들 국가를 대상으로 한 설득작업에 보다 공을 기울이기로 가닥을 잡았다.

정부 관계자는 “KADIZ 확대는 군용항공기 운용 등에 관한 법률안에 따라 우리가 자체적으로 설정하면 된다”면서도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중국처럼 일방적으로 선포할 수는 없기 때문에 미국, 일본 등 주변국들과의 외교채널을 통한 협의는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조 바이든 미 부통령의 한·중·일 순방이 진행중이라는 점이 감안된 것이다.

바이든 부통령은 2일부터 이어지는 이번 순방기간 한·중·일 국가원수를 비롯한 고위지도자들과 만나 동북아에서 가장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중국의 일방적인 ADIZ 선포와 관련한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KADIZ 확장안은 바이든 부통령 방한 이후 주말께나 다음 주 초 최종 정리돼 발표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미국은 자신들이 한국전쟁 기간 설정한 KADIZ가 수정되는 데 대해 마뜩찮은 반응을 보이고 있고 일본 역시 1969년 이후 수차례 요구했던 KADIZ 조정을 거부해왔다는 점에서 우리 정부의 외교적 노력은 난항이 예상된다.

신대원기자shindw@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
          연재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