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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심상치 않은 대남비난…남북관계 빙하기 오나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북한의 대남비난 공세가 예사롭지 않다.

올초까지만 해도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신년사와 중대제안 등을 통해 남북관계 개선을 강조했던 북한은 최근 들어 박근혜 대통령과 남측 정부에 대해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특히 온 국민이 비통에 잠긴 세월호 참사까지 들먹이며 박 대통령 하야를 언급하는 등 대남비난 수위를 높이고 있다.

노동신문은 최근 ‘대참사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정홍원 국무총리가 사퇴의사를 밝힌 것을 언급하며 “이번 사고와 관련해 가장 큰 책임을 지고 권력의 자리에서 물러나야 할 장본인은 다름 아닌 박근혜”라고 비난했다.

앞서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도 한미 정상회담 결과를 비난하면서 “나어린 학생들을 비롯한 수백명의 무고한 목숨을 앗아가고도 변변한 사죄도 없이 책임을 아래에 밀어버리고 자기는 외세와 입맞추며 돌아가는 유신독재자의 딸 박근혜에 대해 남조선 인민들이 ‘살인마’로 저주하고 ‘하야’ 구호를 높이 든 것은 너무도 응당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북한은 각종 기구와 매체를 동원해 하루가 멀다하고 박 대통령에 대해 욕설에 가까운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박근혜 X’, ‘철부지 XXX’ 등은 그나마 점잖은 축으로, 차마 입에 담기 어려운 원색적인 표현이 대부분이다. 특히 여성대통령이라는 점을 겨냥해 여성비하적인 욕설도 서슴지 않고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 때의 ‘이명박 쥐XX’, ‘X명박’, ‘돈벌레’ 등 보다 한결 수위가 올라갔다는 평가다.

이는 김 제1위원장의 신년사와 중대제안 이후 남북 고위급접촉을 통해 이산가족 상봉행사에 동의하는 등 나름 ‘양보’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남측이 5·24 대북조치 해제나 금강산 관광 재개 등 ‘선물’을 내놓지 않는다고 판단한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문제는 북한의 이 같은 행태가 한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점이다.

북한은 이미 조평통을 통해 “박근혜가 청와대에 둥지를 틀고 있는 한 북남관계에서 그 무엇도 기대할 것이 없다는 것이 명백해졌다”고 주장한 바 있다.

북한이 이처럼 강경하게 나오면서 이산가족 등 인도적 문제 해결, 민생인프라 구축, 남북 주민간 동질성 회복 등을 골자로 하는 박 대통령의 ‘드레스덴 구상’은 첫걸음도 떼지 못한 상황이며, 연내 착수하기로 한 비무장지대(DMZ) 세계평화공원도 공회전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북한이 세월호를 대남비난에 활용하는 것은 6·4 지방선거를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러한 관측에 따라 남북관계는 최소한 5월 한 달 내내 경색국면을 이어갈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북한이 키리졸브를 비롯해 독수리연습, 쌍용훈련, 맥스선더 등 한미 합동군사훈련이 종료된 뒤 유화적 태도를 돌아설 것이라는 분석에 대해 부정한 것도 이 같은 관측을 뒷받침하는 대목이다.

일각에선 조평통이 지난달 박 대통령에게 보낸 공개질문장에서 오는 8월부터 시작되는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중단을 촉구했다는 점에서 북한이 이 때까지도 남북관계 경색국면을 끌어갈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한 대북전문가는 “김정은 체제 들어 북한의 남북관계와 관련된 정책전환이 김정일 때보다 빠르게 냉온탕을 오가고 있지만 최근 박 대통령이나 우리 정부를 향한 비난 공세가 심상치 않다”면서 “특별한 계기가 마련되지 않는다면 남북관계 경색국면이 예상외로 오래 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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