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IBM과 휴렛패커드(HP) 등 68개 미국 기업이 경제제재 대상인 북한 조선중앙은행과 거래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상당수 미 기업들은 북한산 금을 자사 제품에 사용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블룸버그 통신은 4일(현지시간) 미 증권거래위원회에 거래대상자 정보를 제공토록 한 금융개혁법에 따라 1277개 미 기업이 보고를 했으며, 이 가운데 67개사가 북한 조선중앙은행과 거래를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금융개혁법은 미 정부가 자국 상장기업들에게 인권침해가 자행되는 콩고민주공화국 등에서 채굴한 금, 탄탈룸, 주석, 텅스텐 같은 광물자원을 제품에 사용했는지 여부를 공개토록 하고 있다.

IBM은 보고에서 자사 제품에 북한에서 가공한 금을 사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인정했다.

HP측은 “지난 1월 소수의 HP 공급자가 조선중앙은행을 이용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즉시 조사에 착수했다”며 “지금까지 조선중앙은행에서 취득한 광물을 우리 제품에 쓰지 않은 것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한편 외교전문매체인 포린폴리시는 IBM과 HP 외에도 시게이트, 가민, 윈드스트림 등이 북한산 골드바를 사용한 적이 있는 부품공급자를 갖고 있다고 전했다.

포린폴리시는 이어 북한이 현재는 골드바를 생산하지 않고 있지만 북한산 골드바가 향후 수년간 유통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미 기업들이 북한산 금을 사용한 것은 단순 실수로 보인다.

일부 부품공급자들이 골드바가 생산된 제련소 위치 관련 코드를 입력하면서 조선중앙은행의 소재지를 ‘한국’으로 잘못 입력하는 바람에 빚어진 해프닝에 가깝다는 것이다.

금은 전도성이 뛰어나 휴대전화기 부품 등 가전제품에 많이 활용되고 있다.

신대원기자/shind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