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외교가 전망…북핵협상 경험 풍부
미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글린 데이비스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올 하반기 아시아 주요국의 대사로 자리를 옮기고 그 자리에 성 김〈사진〉 현 주한 대사가 임명될 것으로 보인다.워싱턴 소식통에 따르면 데이비스 대표가 올 하반기 중으로 주 태국 대사에 임명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1년 10월 스티븐 보즈워스의 후임으로 기용된 데이비스 대표는 이듬해 북한의 비핵화 사전조치 이행과 대북 영양지원을 맞바꾸는 2·29 합의를 끌어냈으나 북한이 같은 해 4월 장거리 로켓발사를 강행하면서 북핵 문제는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데이비스 대표의 후임은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으나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가 겸임할 가능성이 크다. 워싱턴 외교가는 성 김 주한 미국대사가 이 자리에 기용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제임스 줌왈트 수석 부차관보는 올 하반기 임기를 마치고 외국 대사로 임명될 것으로 보인다.
성 김 대사는 2008년 국무부 한국과장으로 재직 시 대북특사로 기용돼 영변 원자로 냉각탑 폭파 등 불능화 과정을 지켜본 바 있다. 이후 6자회담 수석대표 겸 대북특사로 북핵 협상 전반에 걸쳐 관여해왔다. 북핵 협상 경험이 풍부하고 한반도 문제에 관한 한국 정부 입장을 잘 이해하는 성 김 대사가 6자회담 수석대표를 맡게 되면 한ㆍ미 대북 공조체계가 보다 확고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최근 우리 측 수석대표인 황준국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미국과 중국을 연이어 방문, 우다웨이 한반도 사무특별대표, 데이비스 특별대표와 만나 회담 재개를 위한 구체적 조건에 대해 논의했다. “3차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 발사 이후 북한의 어떤 실질적 변화도 없는 상태에서 회담을 다시 열수는 없다”는 것이 한ㆍ미 양국의 입장이다. 일단 한ㆍ미 양국은 북한을 설득하기 위해 중국과의 공조를 바탕으로 유연성을 가지고 협의에 임한다는 방침이지만 미국 내 인사 이동이 발생하면 인수인계 여파로 협상이 당분간 소강 상태를 맞을 가능성도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성 김 대사가 부차관보와 특별대표를 겸직하는 대신 북핵 업무의 전문성과 업무 강도를 고려해 대북정책 특별대표 밑에 공석으로 남아있는 6자회담 특사 자리에 한반도 문제에 정통한 인물을 임명하는 방안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달 성 김 대사의 후임에 마크 윌리엄 리퍼트 미국 국방장관 비서실장을 지명했다.
원호연 기자/why37@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