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원호연 기자]북한이 유엔의 인권개선 권고를 부분적으로 수용하는 등 국제 사회의 인권개선 압력이 일정한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규창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17일 국립외교원 국제법센터가 연 ‘북한인권 문제에 관한 국제법과 정책’ 학술회의에 앞서 미리 배포한 발제문에서 “북한의 1차 보편적정례인권검토(UPR)시 상당수 권고에 대한 수용은 북한 인권개선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이 상당한 의미가 있음을 말해 준다”고 밝혔다.
UPR은 모든 유엔 회원국이 4년마다 인권의무 및 약속에 관한 이행상황을 회원국들과 함께 검토하는 제도로, 북한은 2009년과 올해 2차례 UPR을 받았으며 각각 국가 보고서를 제출했다.
이 연구위원은 “북한이 제출한 2차 국가보고서는 인권의 개념에서 폭넓은 이해를 보여 주고 있다”며 “지진화산피해방지구조법 제정, 국가재난기구 설치 등 재난 및 안전을 중요한 인권의 범주에 포함했고 경제·사회·문화적 권리에 있어 건강·교육·식량권과 문화생활 권리까지 포함해 이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2차 국가보고서가 여성, 아동, 장애인, 노인 등 이른바 취약계층의 보호에 대한 상당한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는 점도 큰 특징”이라며 “이례적으로 북한이 제출한 공식문서에서 취약계층(vulnerable groups)이라는 용어를 직접적으로 사용하는 것도 주목된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도 “북한 김정은 정권은 특히 김정일 사후에 북한 주민들에 대한 사상통제를 강화하고 있는데 이는 사상 및 양심의 자유에 반한다”며 “교육법제 정비는 후속 세대들에 대한 정치사상교육 강화 의도가 숨어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2차 국가보고서에서 북한이 내세우는 인권 보호 및 증진을 위한 조치들과 성과로 내세운 사항들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북한이 인권 친화적인 조치들을 지속적으로 실시할 수 있도록 독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토론자로 나선 오승진 단국대 교수는 “북한은 최종적으로 대부분의 권고를 수용하지 않거나 일부만 수용할 것”이라면서도 “UPR 제도는 북한이 보편적인 인권개념을 수용하도록 하고 국제사회와 지속적으로 인권 대화를 유지하도록 하는 중요한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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