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승 前주중대사 “北보다 한국에 무게”
2008~2009년 주중 대사를 지낸 신정승<사진> 국립외교원 중국연구센터장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3~4일 방한에 대해 “한ㆍ중 관계를 가일층 발전시킬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신 센터장은 이번 한중 정상회담이 “지난해 박근혜 대통령 방중 이후 1년 이내에 답방하는 것으로 적절한 시기에 이뤄졌다”며 이처럼 밝혔다. 특히 북한보다 한국을 먼저 방문하는 것에 대해 “중국이 한국과의 관계에 두는 무게감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북한이 핵 무기를 포기하는 의사를 밝히는 등 전향적 태도를 보여줄 때 북ㆍ중 간 고위급 교류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북한이 핵무기ㆍ경제 발전 병진노선을 헌법에 명기하고 4차 핵실험을 예고하는 등 중국이 더이상 납득하기 어려운 돌출행동을 벌이면서 시 주석이 평양행을 선뜻 택하지 못한 반면 한국과의 관계는 정치ㆍ경제적으로 긴밀해져 서울 방문이 먼저 이뤄졌다는 뜻이다.
신 대사는 이미 양국 관계가 나아갈 방향에 대한 합의는 지난해 박근혜 대통령의 중국 방문에서 이뤄졌다고 보고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이를 실현시키기 위한 실질적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장이 될 것으로 봤다.
그는 6자회담과 관련해선 “중국이 ‘북한의 비핵화’ 라는 우리 정부의 목표에 동의할 것이냐”는 질문에 “표현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북한 핵문제 논의가 조심스럽게 이뤄질 것임을 시사했다.
핵무기의 비확산과 동북아 정세 안정이라는 명분상 이제까지 ‘한반도 비핵화’를 해야 한다고 선언해 왔는데, 내용 상으로는 곧 북한의 비핵화와 같은 의미라는 것.그는 “다만 중국으로서는 혹시 나중의 어떤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한반도 비핵화’라는 표현이 더 안전할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베 정부의 우경화에 대해 한ㆍ중 양국이 손잡고 대응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신중한 입장을 내보였다. 그는 “한국이 한ㆍ중ㆍ일 협력을 적극 주도해 나가야 하는 입장이라는 점에서 장래의 협력에 부담을 줄 수 있다”며 “양국이 각자의 가치에 따라 필요할 때 분명한 입장을 천명하면 되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원호연 기자/why37@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