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원호연 기자]또다시 군 기강해이가 드러났다. 공군이 전투 관련 업무에 사용돼야 할 군용 수송기가 군 가족 제주도 휴가에 수시로 이용돼 온 사실이 적발됐다.

감사원이 지난 3∼4월 공군본부 등을 대상으로 벌여 16일 발표한 ‘공군본부 기관운영감사’ 결과에 따르면 공군본부는 1995년 1월부터 제주도로 휴가를 가는 군인ㆍ군무원과 그 가족에 대해 사기진작을 명목으로 군용 수송기를 사용토록 해왔다.

공군은 지난해에만 제주도로 휴가를 가는 장병, 군무원 및 가족 1만414명과 출장자 등을 수송하는데 항공기를 106회 운영, 모두 7억원의 연료비를 쓴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전투관련 병력·장비 등의 수송을 주 임무로 해야 한다는 군용 수송기 운영 원칙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특히 공군은 휴가 성수기인 매년 7∼8월에는 격주로 운항하던 제주 노선을 매주 운항으로 증편하며 노골적으로 휴가 지원에 열을 올렸다.

공군은 또 분기에 1회 이상 비행을 하는 조종사에게 주도록 된 항공수당을 요건도 제대로 따지지 않고 무분별하게 지급온 사실이 적발됐다.

2010년부터 지난 2월까지 ‘비행임무정지’ 처분 상태에서 항공수당을 지급받은 조종사 96명 중에는 공무상 질병이 아니어서 임무정지 기간에 수당을 지급하지 말아야 할 조종사도 섞여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기간 지급된 항공수당은 총 6억8000만원이었다.

감사원은 이 밖에도 공군이 불필요한 항공유 저장탱크 신축을 통해 67억원 가량의 예산을 비효율적으로 사용할 우려가 있는 사례를 포함, 모두 8건의 문제점을 적발하고 주의 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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