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가장 크게 반발해온 한ㆍ미 연합 훈련이 다시 시작되면서 최근 북한이 이어온 대남 평화공세 기조를 유지할지 주목된다.
17일 오전 판문점에서는 북한 선수단과 응원단의 2014년 인천 아시안 게임 참가를 논의하기 위한 체육 실무접촉이 열렸다. 최근 북한은 비공식적 루트로 당초 통보했던 150여명보다 더 많은 선수단을 파견하겠다고 밝히는 등 아시안 게임을 남북관계 개선의 분기점으로 삼으려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16일부터 미 해군 7함대 소속 항공모함 조지 워싱턴 호가 참가하는 한ㆍ미 연합 해상훈련이 목포 남해상과 동해에서 동시에 시작됐다. 훈련은 이날부터 20일까지 진행된다. 이 훈련에 우리 해군은 이지스함 2척이, 미측은 조지워싱턴호를 비롯한 순양함 2척, 이지스함 1척 등이 해상기동 및 항공모함 호송작전, 항공기 요격훈련을 진행한다.
이번 훈련에 대해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6일 “미제와 남조선 군부 호전광들이 북침핵선제타격을 위한 군사연습에 광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통신은 “호전세력이 통상적이니 뭐니 하고 강변하고 있지만 우리 민족의 화해와 협력기운을 가로막고 기어이 북침 핵 전쟁을 일으키려는 흉심은 결코 숨길 수 없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보도에서 북한은 보복타격 등 군사적 대응 방침을 밝히지는 않았다. 북한은 지난 2월 열린 키 리졸브 연합훈련에 대해서는 노동신문을 통해 “내외호전광들이 우리의 평화수호의지를 오판하고 선불질을 해댄다면 민족의 안전과 존엄을 걸고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며 대응 의지를 밝혔고 실제 탄도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군사적 긴장을 높였다.
이번 훈련에 대한 북한의 대응은 향후 대화기조가 이어질지 가늠하는 시금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까지 북한은 대화 제의를 이어가면서도 단거리 미사일과 방사포 시험발사를 동시에 진행했다. 북한이 특별제안과 정부 성명을 통해 적대적 군사행위 중단을 요구했던 만큼 이번 훈련을 자신들의 제안에 대한 거부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있다. 이에 보다 높은 수위의 대응 도발에 나선다면 아시안게임으로 무르익은 대화 분위기는 급속히 냉각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연합훈련에 대한 북한의 비난이 실제 도발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우리 정부는 북한의 대화 제의가 진정성이 담겼다고 판단, 나진ㆍ하산 2차 실사단 방북과 30억원 민간 대북 지원 승인에 이은 추가적인 대북 지원을 마련할 가능성이 높다.
원호연 기자/why37@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