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북한은 전날 판문점에서 열린 인천 아시안게임 관련 남북 실무접촉이 결렬된데 대해 남측이 청와대 지령을 받고 도전적으로 나왔기 때문이라고 18일 주장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제17차 아시아경기대회 참가와 관련한 북남실무회담이 있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북한이 인천 아시안게임에 파견하는 선수단 및 응원단 규모를 비롯해 왕래경로, 이동수단, 경기진행과 응원활동, 신변안전, 통신, 취재 등과 관련해 합리적 제안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통신은 그러나 “오전 회담에서 우리측 안에 호응하던 남측이 오후에는 청와대 지령을 받고 완전히 돌변해 도전적으로 나왔다”며 실무접촉 결렬의 책임이 남측에 있다고 비판했다.
통신은 “남측은 지령을 받느라고 14시로 예견된 오후회담을 2시간15분이나 지연시켰다”며 “뒤늦게 회담 탁에 나와서는 오전에 저들이 한말을 모두 뒤집으면서 ‘국제관례’니, ‘대표단 규모가 너무 크다’느니 트집을 걸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남쪽정서’니 ‘신변안전보장이 어렵다’느니 하면서 응원단의 규모와 국기의 규격까지 걸고들다 못해 공화국기는 물론 ‘한반도기(통일기)’도 큰 것은 안된다고 도전해 나섰다”며 “나중에는 우리가 일언반구도 하지 않은 우리 선수단과 응원단의 비용문제를 꺼내들며 자부담이니 뭐니 하고 줴쳐대는(외쳐대는) 추태를 부렸다”고 비난했다.
또 “우리측이 언급하지도 않은 비용문제 심지어 국기문제까지 들고나오며 어처구니없이 놀아대는데 대해 강하게 문제시하자 말문이 막힌 남측은 더욱 분별을 잃고 터무니없는 주장을 되풀이했다”면서 “남측이 계속 도전적으로 나온다면 경기대회 참가를 근본적으로 재검토할 것이라는 것과 경기대회 참가문제는 전적으로 남측의 태도여하에 달려 있다는 것을 천명했다”고 덧붙였다.
통신은 끝으로 “결국 모처럼 진행된 북남 실무회담은 남측의 부당한 태도와 도발행위로 아무 합의도 이루지 못했다”면서 “다음번 회담 날짜도 정하지 못한 채 결렬됐다”고 전했다.
한편 북한은 전날 열리 남북 실무접촉에서 인천 아시안게임에 선수단 350명과 응원단 350명을 보내겠다고 밝히고 선수단은 서해직항로 항공편, 응원단은 경의선 육로편, 그리고 숙소는 여객선인 만경봉92호를 사용하겠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오후 회의에서 우리측의 ‘회담 태도’를 이유로 회담결렬을 선언한 뒤 퇴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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